간편결제에 밀리고 삼성월렛에 막히고… 설자리 잃은 애플페이
||2026.06.01
||2026.06.01
애플페이가 국내 상륙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시장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카드에 이어 2호 사업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토스뱅크는 지난 4월 출시 직전 보류 결정을 내렸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도 꾸준히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좀처럼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에 더해 간편결제 사업자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실익 자체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은행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금융업자(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를 통한 결제 건수는 2267만건으로 전년 대비 24.7% 늘었다. 반면 휴대폰 제조사(삼성페이·애플페이) 기반 결제는 953만건으로 3% 증가에 그쳤다.
전체 간편결제 시장에서 전자금융업자 비중은 54.9%까지 올랐지만 제조사 기반 결제는 23.7%로 되레 축소됐다. 애플페이 도입 효과로 2024년 25.4%까지 올랐던 제조사 비중은 오히려 애플페이 도입 이전인 2022년 24.2%보다도 낮아진 셈이다.
이는 최근 전자금융업자들이 오프라인 결제까지 영역을 넓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은 제휴가맹점 이용 시 포인트 적립과 할인 등을 제공하며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아울러 안면인식 결제와 QR결제 등 결제 방식도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결제 습관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 애플페이의 낮은 수익성은 금융사 도입 유인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결제 금액은 8041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 전체 결제액(카드론, 현금서비스 제외) 45조2553억원의 1.78%에 불과한 수준이다.
결제 건수 비중은 2023년 1분기 0.4%에서 올해 1분기 4.9%까지 늘었지만 매출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편의점·카페 등 소액 결제에 이용이 집중되면서 결제 단가가 낮게 형성된 탓이다. 현재 전체 가맹점 중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은 약 25% 수준에 불과하고, 특히 소형 가맹점 보급률의 경우 6%에 불과하다.
수수료 부담도 만만치 않다. 현대카드는 현재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애플에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금융사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금융사들이 부담해야 할 수수료가 애플페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플페이가 확산하면 삼성월렛도 수수료 부과를 검토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자체 수수료 부담보단 삼성월렛 수수료 부과에 대한 부담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지주 산하 카드사일수록 셈법은 더 복잡하다. 단순 카드사 영업뿐 아니라 은행의 법인영업에 미치는 영향들도 고려해야 해서다. 상대적으로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토스뱅크가 애플페이를 선제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금융업권 관계자는 "삼성월렛 수수료 문제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선제적으로 애플페이 출시를 하기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수수료에 인프라 비용까지 감안하면 수익성도 장담하기 어려워 대다수 카드사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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