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용화, 병용요법, 뉴코(NewCo) 전략을 3대 축으로 포스트 렉라자를 만들겠습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28일 서울 대방동 본사에서 열린 R&D 데이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한양행은 블록버스터 폐암 치료제 '렉라자' 이후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병용 파이프라인을 묶은 패키지 기술수출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유한양행이 포스트 렉라자 후보로 제시한 파이프라인은 총 5개다. MASH 치료제 'YH25724', HER2 표적항암제(TKI) 'YH42946', HER2 이중항체 'YH32367(네스프로타미그)', EGFR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YH32364',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레시게르셉트)' 등이다. 대부분 임상 1~2상 단계로, 향후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업계에서는 임상 초기보다 1상 후기~2상 초기 단계에서 체결된 기술수출 계약이 실제 상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한다"며 "연간 R&D 투자 규모 약 2500억원 가운데 1500억원가량이 혁신신약 개발에 투입되고 있지만, 모든 파이프라인을 자체 비용만으로 후기 임상까지 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유한양행은 일부 파이프라인의 국내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YH32367과 YH42946 등을 특정 유전자 변이 암종 중심으로 우선 개발해 신속한 임상 1·2상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특정 돌연변이 표적 항암제는 100명 미만 규모의 2상 데이터만으로도 조건부 허가가 가능하다"며 "이후 다른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거나 병용요법 임상을 통해 기술이전까지 연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전략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병용투여 공동임상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병용요법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보유 파이프라인 간 병용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YH32364는 임상 과정에서 강한 항종양 효과를 확인하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한양행은 자체 병용 파이프라인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외부 약물을 활용할 경우 글로벌 약가 기준이 적용되면서 병용약 확보 비용이 CRO(임상시험수탁기관) 비용을 웃도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 사장은 "국내에서 글로벌 수준의 병용 파이프라인을 자체 보유한 기업은 사실상 유한양행이 유일하다고 본다"며 "자체 병용 라인업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 대상 패키지 딜 협상력도 높여준다"고 말했다.
대규모 임상 자금이 필요한 파이프라인은 뉴코 설립 전략을 활용한다. 유한양행은 레시게르셉트와 YH25724 등을 대상으로 국내외 투자금을 유치한 별도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임상 3상과 다수 적응증 확대 임상을 보다 빠르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이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1차 표준치료제 시장 진입이다. 김 사장은 "2·3차 치료제 시장은 한계가 있지만 1차 표준치료제로 자리 잡으면 시장 규모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국내 상용화를 통해 초기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이후 공동개발과 기술이전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후속 기술수출 성과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