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이후 처음으로 1분기 모금액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세액공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체 기부 건수의 약 98%가 10만원 이하에 몰린 상황에서 현행 10만원 전액공제 구조가 제도 성장의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회(고향사랑특위)가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건의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액은 약 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다. 제도 시행 이후 첫 1분기 역성장이다. 모금액은 2023년 약 651억원에서 2024년 약 879억원, 2025년 약 1515억원으로 늘었지만 올해 1분기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향사랑특위는 일본 고향납세 사례를 근거로 세제 유인이 제도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일본은 2015년 공제 한도 확대 이후 고향납세 금액이 2014년 약 388억엔에서 2015년 약 1653억엔으로 급증했다. 2024년도 모금액도 약 1조2728억엔까지 늘어 연간 10조원을 훌쩍 넘는 지방재정·지역경제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는 게 고향사랑특위의 설명이다.
고향사랑특위는 현행 세액공제 구조가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기부 건수의 약 98%가 전액 세액공제 한도인 10만원 이하에 집중됐다. 현재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를 받지만 초과 구간은 공제율이 떨어진다. 정부가 올해부터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구간 공제율을 44%로 높였지만 기부 행태를 바꾸기엔 부족했다.
고향사랑특위는 "국민이 반응하는 기준은 부분 공제율 상향이 아니라 전액 공제 여부"라며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현행 10만원에서 최소 20만원으로 즉시 올리고 향후 5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20만원으로 확대하면 연간 약 1500억원 이상의 추가 모금 효과와 3000억원 수준의 지방재정 확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기금 활용 구조와 답례품 정책도 손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장에서는 기금 활용 해석이 지나치게 경직돼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설계하는 데 제약이 크다. 고향사랑특위는 기금 활용을 지역의 자치사무로 보고 주민 복리뿐 아니라 지역경제, 인구 감소 대응까지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부금의 30% 이내로 제공하는 답례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과 농어가의 판로를 넓히는 지역경제 투자 장치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모금액 기준 답례품 시장은 최대 약 455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고향사랑특위는 세액공제 확대를 단순한 조세지출 증가로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배분하는 대신 국민 선택을 통해 지역으로 민간 재원이 이전되도록 하는 정책 유도 비용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부금 일부가 답례품 구매로 이어져 지역 상권에 다시 쓰이고, 지정기부를 통해 돌봄·의료·청년·재난·교육 사업에 투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기부금 사용처를 명확히 하는 지정기부 중심 구조 전환, 인구감소지역 등에 한정한 제한적 법인기부 허용, 금융앱 연계 등 국민 접점 확대와 절차 간소화가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특위는 세액공제와 법인기부, 답례품 등이 여러 부처와 맞물려 있는 만큼 행안부 장관 주도의 범부처 제도개선 추진체계를 구성해 올해 세법 개정안에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
고향사랑특위는 "2025년 약 1515억원의 성과는 제도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2026년 1분기 역성장은 제도의 한계를 보여줬다"며 "전액 세액공제 한도 상향과 지정기부 고도화, 법인기부의 제한적 허용 등이 함께 추진돼야 고향사랑기부제가 균형발전의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