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다음은 부품주”…AI 훈풍에 삼성전기·LG이노텍 질주
||2026.05.28
||2026.05.28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랠리가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부가가치 전자 부품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수혜로 증시를 이끌었던 흐름이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반도체 부품주까지 번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기는 장중 170만원 선을 돌파했고 LG이노텍은 13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일부터 전날까지 약 일주일간 65.1% 급등하며 코스피 상승률(13.2%)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20일 주가가 다시 100만원을 넘어서며 ‘황제주’에 복귀한 뒤 상승세가 이어졌고, 이후 120만원대와 130만원대를 잇달아 돌파했다. LG이노텍도 같은 기간 31.7% 오르며 최근 12번째 황제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급증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시총이 100조원을 넘어서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쳤고, 현대차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5위를 기록 중이다. LG이노텍도 가파른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 순위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22일 45위였던 시총 순위가 전날 37위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반도체 부품 업황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서버에는 일반 정보기술(IT) 기기보다 훨씬 많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고사양 반도체 기판이 필요하다. MLCC는 전류 흐름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서버와 스마트폰, 전장(자동차 전자 장비)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AI 서버 확대 과정에서 전력 효율성과 안정성이 중요해지면서 고부가 MLCC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AI용 MLCC 생산 확대가 오히려 범용 MLCC 가격 상승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AI 서버용 고부가 MLCC 가격은 오를 수 있어도, 스마트폰·PC 등 IT 기기 수요 부진으로 범용 MLCC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AI 서버용 물량 생산이 늘어나면서 범용 제품 생산 여력이 줄어들었고, 일부 고객사가 향후 공급 부족을 우려해 재고를 미리 확보하거나 실제 필요 물량보다 더 많은 주문을 넣는 ‘더블부킹’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범용 MLCC 가격 상승세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AI용 MLCC 장기공급계약(LTA)은 단순한 가격 협상이 아니라 제한된 물량을 먼저 확보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며 “공급 부족이 구조화되면서 MLCC 가격의 하방은 막히고 상방은 열리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기판 업황도 메모리 반도체와 비슷한 공급 병목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I용 고사양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극심한 공급 부족에 직면한 기판 산업은 AI 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AI 기판 공급은 올해보다 한층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실적 전망치의 상향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앞지를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기 목표 주가를 220만원, LG이노텍 목표 주가를 160만원으로 제시했다.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공급 부족 장기화 가능성이 실적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두 회사가 2022년 이후 4년 만에 나란히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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