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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동시 출격한 날… 과열 경쟁에 ‘자전거래’ 정황도

조선비즈|박지윤 기자|2026.05.27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16종을 동시에 상장한 27일, 해당 ETF에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자금을 유치하려는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했는데, 일각에선 무리한 거래량 부풀리기가 의심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출시된 삼성전자, 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4억1678만건, 10조4042억원을 기록했다.

전날 미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날 우리 증시도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이어갔다. 기술주에 대한 투자 선호가 강화된 상황에서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등락률을 두 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등장하자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68%, 9.31% 상승했다. 덕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도 각각 4~5%, 18~19%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를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인버스 2배) ETF는 각각 5.98%, 18.7% 급락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상황도 이어졌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거래하려면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교육을 받은 뒤 이수번호를 발급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한 모습이었다. 운용 전략에 차이가 있지만 기초 자산과 기대 수익이 사실상 같은 ETF가 16종 동시에 등장하면서 투자 자금을 유치하려는 운용사 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대형 운용사가 유동성 공급자(LP)인 증권사를 동원해 거래량을 부풀리는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의 레버리지 ETF에서는 리테일 규모가 극히 작은 중소형 증권사가 매수·매도 상위 창구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ETF의 경우 장 초반부터 후반까지 LS증권이 매수·매도 물량이 가장 많은 창구로 이름을 올렸고, ‘KODEX 삼성전자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경우 SK증권에서 막대한 매수·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형 운용사가 중소형 LP 증권사들에게 암묵적으로 반복적인 회전 매매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거래량을 대폭 늘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 운용사로부터 ETF 물량을 배정받아야 하는 처지”라며 “운용사가 거래량을 늘리라고 압박하면 증권사는 자전거래로 인한 수수료나 시스템 거래 비용 등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응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운용사들이 ETF 거래량을 늘리려는 이유는 거래량이 많은 ETF에 자금이 더 많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테마의 ETF가 다수 상장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거래량을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동일한 테마의 ETF가 동시에 출시될 때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금융시장을 왜곡하고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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