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美 내비게이션 특허침해 소송 휘말려
||2026.05.27
||2026.05.27

[더구루=정예린 기자] 기아가 미국에서 내비게이션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핵심 기술을 둘러싸고 '특허 괴물'과의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북미 시장에서 커넥티드카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소송으로 인해 브랜드 신뢰도 타격과 법적 대응 비용 지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따르면 특허관리전문회사(NPE) '드라이빙 이노베이션(Driving Innovation)'은 26일 기아 본사와 기아 미국법인(Kia America)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기아가 생산·판매하는 차량에 탑재된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자사가 보유한 원천 기술 특허 4건이 무단으로 사용됐다는 게 원고측 주장이다.
문제가 된 특허는 과거 일본 미쓰비시(Mitsubishi)가 개발한 기술로, 현재 드라이빙 이노베이션이 권리를 매입해 소유권을 쥐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차량 내비게이션 개인화 기술인 개별 적응형 시스템(US 7,454,545) △개별 적응형 시스템(US 7,822,613) △개별 적응형 시스템(US 7,890,255) △통신망 기반 데이터 처리 기술인 개별 적응형 시스템(US 8,467,962) 등 총 4건이다.
이들 기술은 탑승자의 스마트폰 정보를 활용해 차량 인포테인먼트 환경을 사용자 프로필에 맞춰 자동으로 변환하는 최신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능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휴대폰 기반 사용자 식별을 통해 내비게이션 연동 환경을 조정하는 기술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현재 기아는 북미 시장에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 적용 차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기아 커넥트(Kia Connect) 등 고도화된 개인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상황에서 이번 소송이 향후 커넥티드카 생태계 구축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드라이빙 이노베이션이 이번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는 특허권을 무기로 완성차 업체를 압박해 막대한 라이선스 수수료나 합의금을 챙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제품 생산이나 서비스 제공 없이 오직 특허 수익만을 노리는 전형적인 NPE의 '특허 사냥' 전략이다.
특히 소송이 제기된 텍사스 동부지법은 미국 내에서도 특허권자에게 우호적인 판결을 내리는 성향이 강해 수많은 NPE들이 전략적 요충지로 삼는 곳이다. 첨단 인포테인먼트 사양 탑재 비중을 늘리고 있는 기아의 약점을 역이용해 조기 합의를 유도하려는 행태로 풀이된다.
드라이빙 이노베이션은 기아에 앞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향해 연쇄적인 특허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토요타 북미법인을 상대로 동일한 미쓰비시 원천 특허 4건을 내세워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 해당 소송에서 자발적으로 소를 취하한 직후 특허 청구 항목을 재정비해 같은 법원에 다시 제소하며 법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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