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도, AI칩도 없다…유럽 AI, 美·아시아 인프라 의존 심화
||2026.05.27
||2026.05.27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유럽이 인공지능(AI) 핵심 인프라를 미국과 아시아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장기적인 기술 종속 위험에 놓였다는 진단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 및 금융 서비스 기업 알리안츠는 새 보고서에서 유럽이 글로벌 AI 무역에서 '종속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핵심은 유럽이 AI 경제의 생산기반보다 소비시장 쪽으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안츠는 클라우드 컴퓨팅, 반도체, 데이터센터 같은 기술 산업이 세계 경제 재편의 중심이 되고 있는데, 이 분야 시장 지배력은 미국과 아시아가 쥐고 있다고 짚었다. 유럽이 외부 인프라와 제조역량에 계속 기대면 앞으로 경제 주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수치도 이런 구조를 보여준다. 미국 기업들은 유럽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매출의 60%, 실제 운영 컴퓨팅 역량의 약 40%도 미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들어설 유럽 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거의 절반 역시 미국 빅테크가 통제하고 있다.
투자 속도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2023년 이후 AI 인프라 투자와 연계된 수입을 3배로 늘린 반면, 유럽의 AI 관련 수입 증가는 약 40%에 그쳤다. 알리안츠는 이 차이가 미국의 인프라 확장 속도와 유럽의 대응 속도 사이 간극을 보여준다고 봤다.
하드웨어와 제조 쪽에서는 아시아 편중이 더 강하다. 아시아는 전 세계 AI 관련 수출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상위 10대 AI 수출국 가운데 7곳이 아시아에 있다. 유럽은 인프라 확장 속도가 느린 상황에서 아시아 제조와 공급망에도 크게 기대고 있어 취약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알리안츠는 유럽이 점점 더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 칩 제조, 컴퓨팅 파워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위치에 놓였다고 밝혔다. 유럽이 앞으로 AI 주도 경제에서 '지배적 생산자'가 아니라 'AI 기술의 소비자'가 될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한 AI가 세계 주요국의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는 상황에서 기반 인프라와 제조 역량을 확보한 국가가 장기적인 경제적 지렛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봤다.
이런 구조는 시장 점유율 문제를 넘어 공급망과 지정학 이슈로 이어진다. 유럽이 미국의 인프라 우위와 아시아의 제조 우위 사이에 끼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배경이다. 알리안츠는 해외 AI 인프라와 제조에 대한 의존이 장기적으로 공급망 교란, 지정학적 긴장, 외부 경제 압박에 유럽을 노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관전 포인트는 유럽이 자체 AI 투자와 생산기반 확대에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느냐다. 알리안츠는 유럽이 장기적인 기술 의존을 피하려면 국내 AI 투자를 대폭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이 자국 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새로 형성되는 AI 산업 질서에서 뒤처진 위치가 고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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