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냐 브랜드냐’… 운용사 자존심 대결된 삼전·닉스 레버리지ETF
||2026.05.26
||2026.05.26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동시에 출시되는 가운데, 상품 간 구조적 차별성이 크지 않아 수수료와 브랜드 인지도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이 높은 수수료에도 브랜드 경쟁력으로 자금 유입 우위를 나타낼지, 아니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낮은 수수료를 강점으로 점유율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상장되는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신한·한화·키움·하나 등 8개 자산운용사가 삼성전자 기반 8개, SK하이닉스 기반 8개 등 총 16개 상품을 출시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품들이 구조적으로 큰 차별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출시 전부터 운용사 간 수수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총보수는 연 0.0901%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초 더 높은 수준의 보수를 제시했던 한국투자·한화·KB·하나자산운용 등도 같은 수준으로 보수를 인하했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연 0.29%, 키움자산운용은 연 0.25% 수준으로 책정했다. 신한자산운용이 출시하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및 인버스 2배 상품은 연 0.1% 수준이다.
ETF 점유율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하루 앞둔 이날 각각 오전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은 “2010년 아시아 최초로 KODEX 레버리지 ETF를 출시한 이후 약 16년간 레버리지 ETF 운용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며 운용 경험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반면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매매 유입을 통해 압도적인 유동성을 입증할 것”이라며 낮은 보수와 유동성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투자 전략 긴급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상품 구조가 유사한 만큼 투자자 선택 기준이 단순 수수료보다 브랜드 인지도와 유동성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보수가 미래에셋 대비 약 3배 높은 상황에서도 자금 유입이나 거래량에서 우위를 보일 경우 브랜드 경쟁력이 재확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낮은 보수와 높은 브랜드 인지도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ETF 시장에서는 동일한 시점에 유사한 상품이 상장될 경우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운용 수수료를 낮추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면서도 “레버리지 ETF의 경우 단기 매매 비중이 높은 상품군인 만큼 총보수보다 총자산 규모와 유동성 수준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최근 운용사들의 투자 유도성 이벤트를 사실상 제한하면서 마케팅 경쟁에도 제약이 생겼다. 당초 준비됐던 각종 이벤트가 줄줄이 철회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구조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품이다 보니 결국 투자자는 익숙한 브랜드와 거래가 잘 되는 상품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는 상품 경쟁을 넘어 수수료, 브랜드, 유동성, 마케팅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경쟁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국내 도입 자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홍콩에서는 이미 관련 상품이 거래되고 있어 국내 투자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변동성이 큰 개별 종목에 레버리지를 적용한 만큼 투자 위험이 상당히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초자산인 개별 주식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추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방향이 맞을 경우 수익이 확대되지만, 반대로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경우 손실이 단기간에 크게 발생할 수 있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지만 지수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빚을 내 투자하기보다는 여유 자금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반도체 업종 성장 전망은 여전히 우세하지만 이미 주가가 상당 폭 오른 상황으로, 상품 특성과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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