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AI’ 열풍인데 돈은 안 된다?…수익 기능 18%뿐
||2026.05.26
||2026.05.26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자동차업계가 인공지능(AI) 기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사례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완성차 업체들이 음성 비서와 커넥티드카, 예측 시스템 등에 수년간 투자해왔지만, 사용량 증가가 오히려 운영비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SBD 오토모티브 웨비나에서 진행된 실시간 설문조사 결과, 참석자 다수는 현재 자동차 AI 기능 가운데 실제 수익을 내는 비중이 약 18% 수준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그동안 음성 인식 도구, 운전자 예측 시스템, 디지털 쇼핑 기능, 커넥티드 서비스 등 다양한 AI 기술을 차량에 적용해 왔다. 그러나 기술 구현 자체와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SBD 오토모티브의 로버트 피셔는 "자동차 AI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라면서도 "AI가 스스로 비용을 감당하도록 만드는 일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가 가장 큰 부담으로 꼽는 부분은 운영비다. 차량용 하드웨어는 초기 탑재 이후 추가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AI 기능은 사용될 때마다 클라우드 연산 비용이 발생한다. 음성 명령 처리, 경로 추천, 예측 기능, 연결 서비스 등이 반복적으로 호출될수록 비용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SBD 오토모티브의 앤디 치우는 "이 문제는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손익계산서의 문제"라며 "자동차 AI의 핵심 과제는 결국 수익성 관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AI 기능이 성공할수록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를 지적했다. 치우는 "사용자가 AI 기능과 상호작용할 때마다 클라우드 미터기가 돌아간다"며 "이는 일회성 설비투자가 아니라 매일 발생하는 운영비"라고 말했다.
AI 기능이 실패하면 연구개발 비용만 남고, 반대로 기능이 성공해 사용량이 늘어나더라도 운영비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제조사들은 해당 기능이 구독료 수익이나 차량 판매 확대, 고객 충성도 강화 등으로 충분한 수익을 만들어내는지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개별 AI 기능별 손익 구조를 세밀하게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기능이 실제 수익에 기여하고, 어떤 기능이 마진을 깎아먹는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SBD 오토모티브는 자동차 AI 기능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고객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영웅형’, 소비자 만족도는 높지만 무료 제공을 기대하는 ‘유틸리티형’, 사용 빈도는 낮지만 유지 비용이 큰 ‘좀비형’, 오히려 사용자 경험을 해치는 ‘원한형’ 기능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류가 자동차 AI 경쟁의 초점이 단순 기능 확대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검증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이런 수익성 압박은 최근 전기차 시장 둔화와도 맞물리고 있다. 닛산자동차 계열 부품사 자트코는 유럽 내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약해지자 영국 선덜랜드에서 추진하던 전기차 파워트레인 생산 계획을 철회했다. 자트코는 당초 4870만파운드를 투자해 연간 최대 34만개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유닛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소비자들의 AI 활용은 점차 늘고 있지만 신뢰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카즈닷컴 조사에 따르면 차량 구매를 검토 중이거나 최근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 가운데 44%가 AI 기반 자동차 검색 도구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1%는 차량 정보 제공 측면에서 AI를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밝혔다.
다만 AI 추천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정기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소비자 가운데서도 차량과 가격 추천을 편하게 받아들인다는 응답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 63%는 AI 검색 도구가 편향된 추천을 제공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최종 검증 단계에서는 여전히 차량 판매 플랫폼과 리뷰 사이트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자동차 판매 사이트와 전문 리뷰 사이트를 더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AI 검색 도구 사용 이후에도 딜러십이나 제조사 웹사이트를 추가로 방문하겠다는 응답이 41%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AI 경쟁이 이제 단순한 기능 탑재를 넘어, 어떤 기능이 실제 매출과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는지를 가려내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용량 증가가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를 어떻게 통제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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