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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 가짜 매출 위에 세워졌을 수도"…빅테크 ‘AI 거품’ 경고음

디지털투데이|홍진주 기자|2026.05.26

이번 논란의 핵심은 AI 수요 자체보다 그 수요가 어떤 회계 구조와 비용 구조 위에서 유지되는지에 있다 [사진: 셔터스톡]
이번 논란의 핵심은 AI 수요 자체보다 그 수요가 어떤 회계 구조와 비용 구조 위에서 유지되는지에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와 클라우드 매출 구조가 서로 맞물리며 AI 버블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자금이 다시 같은 기업의 클라우드 매출로 돌아오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실질 수익보다 장부상 성장에 의존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오라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향후 클라우드 계약 상당 부분이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일부 AI 스타트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판론자들이 문제 삼는 핵심은 이른바 '왕복 자금 순환' 구조다. 빅테크 기업이 AI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뒤, 해당 스타트업이 다시 같은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비용을 지출하는 방식이다. 외부에서 새로운 현금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투자금이 내부에서 매출로 재순환된다는 의미다.

대표 사례로는 MS와 오픈AI 관계가 꼽힌다. MS는 지금까지 오픈AI에 약 130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상당 부분이 애저(Azure) 클라우드 크레딧 형태로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이를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 사용했고, MS는 해당 사용량을 상업 매출로 인식했다.

문제는 실제 수익성과 비용 구조 사이 괴리다. 매체에 따르면 오픈AI의 연간 클라우드 비용은 600억달러를 넘긴 반면, 실제 매출은 약 250억달러 수준으로 제시됐다. 투자와 매출이 서로 얽히면서 외형상 성장률은 높아지지만, 지속 가능한 현금 창출 구조인지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마존과 앤트로픽 관계 역시 비슷한 사례로 거론된다. 앤트로픽은 최근 9개월 동안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약 26억600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회사 전체 수익과 거의 맞먹는 규모로 분석됐다. 한 애널리스트는 "AI 붐 전체가 가짜 매출 위에 세워졌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구조는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스타트업이 신규 투자 라운드를 진행할 때마다 빅테크 기업들은 보유 지분 가치를 재평가해 순이익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파벳은 올해 1분기 626억달러의 순이익 가운데 약 287억달러가 앤트로픽 지분 가치 재평가에서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아마존 역시 같은 기간 303억달러 순이익 중 약 168억달러가 유사한 평가이익과 연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현금 흐름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아마존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전년 대비 95% 감소한 12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 구축 등 물리적 인프라 투자에는 442억달러를 투입했다. 막대한 AI 투자에도 실제 현금 창출력은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클라우드 사업 의존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MS는 6270억달러 규모의 미래 수주 잔고 가운데 약 49%가 오픈AI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고, 오라클 역시 전체 파이프라인의 54%를 단일 고객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 도입 비용 부담이 실제 기업 운영 단계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우버는 엔지니어들에게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와 커서(Cursor)를 제공한 뒤 올해 AI 코딩 예산을 4월까지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의 월간 API 사용 비용은 500달러에서 최대 2000달러 수준에 달했다. MS도 수십억달러 규모의 앤트로픽 협력 관계와 별개로 내부 직원들의 클로드 코드 사용을 중단시킨 것으로 언급됐다.

엔비디아 응용 딥러닝 부문 부사장 브라이언 카탄자로 역시 "우리 팀은 인건비보다 컴퓨트 비용이 훨씬 크다"고 언급하며 AI 운영 비용 부담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칩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에이전트형 AI 사용량이 늘어나면 전체 AI 지출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장 관심도 성장성 자체보다 AI 사업이 스스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한 애널리스트는 "AI를 실제 대규모로 사용하는 첫 기업들조차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 역시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올해 1월 기준 나스닥과 0.75 수준의 높은 상관관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와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AI 투자 흐름이 흔들릴 경우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에도 충격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류 금융권도 AI 버블 가능성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피델리티는 최근 AI 버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지표 5가지를 제시하며,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의 질과 설비투자 감당 능력에서 이미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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