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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D 막히자 QLC SSD 뜬다…콜드 데이터 폭증에 수요 재편

디지털투데이|석대건 기자|2026.05.26

SK하이닉스 321단 QLC 낸드 신제품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321단 QLC 낸드 신제품 [사진: SK하이닉스]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AI 추론(인퍼런스) 확산으로 콜드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HDD 공급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있다. HDD 대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낸드(NAND) 공급난까지 겹치며, 고용량·저비용 구조의 QLC SSD 개발이 촉발되고 있다. 저장장치 시장의 수요 재편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관련 공급망에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AI 추론 인프라가 확산될수록 장기 보관이 필요한 대화 이력과 문맥 데이터가 빠르게 쌓인다. 통상 콜드 데이터 저장은 HDD가 담당하지만, 수요 급증으로 HDD 공급 리드타임도 길어지고 있다. iM증권은 빅테크 업체들이 고가의 GPU 서버 대신 낸드 기반 스토리지 서버로 고객 문맥을 장기 보관하는 방식을 현실적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QLC SSD는 단위 용량당 비용이 낮아 대규모 콜드 데이터 저장에 적합하다. HDD를 대체하면서도 NAND 공급 제약 하에서 비용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구조적 이점으로 꼽힌다.

수요 전환은 수출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4월 영업일 평균 SSD 수출금액은 전년동기대비 717% 증가한 1.7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낸드 단품 수출 증가율 28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NAND 단품이 제조사 간 공급 거래 중심이라면, SSD는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직접 구매하는 최종재다. SSD 수출 급증은 빅테크와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스토리지 인프라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QLC SSD로의 수요 전환을 가속화하는 근원에는 AI 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KV 캐시(KV Cache) 수요 폭증이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기존에는 HBM에 16비트 단위로 저장하던 데이터가 KV 캐시를 채우며 HBM 용량의 상당 부분을 점유해왔다. 구글이 제미나이 3.0에 일부 적용한 양자화 압축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는 이 데이터를 3비트로 압축해 KV 캐시 점유율을 6분의 1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HBM 의존도는 낮출 수 있지만, 압축된 데이터는 결국 어딘가에 저장돼야 한다. 그 수요가 NAND로 쏠리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스팟 가격은 2월 말 이후 6주간 최대 80% 상승했다. DS투자증권은 1분기 낸드 계약 가격이 전분기 대비 55~60% 올랐다고 분석하며, 삼성전자의 1분기 NAND 영업이익률을 53%로 추정했다. 디램에 이어 낸드도 수익성 개선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이다. 공급 측 대응은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증권에 따르면 낸드 제조사들은 최근 2~3년간 감산과 전환 투자에 집중했고, 고단화 전환 과정에서 웨이퍼 캐파는 자연 감소했다.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 삼성전자]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 삼성전자]

◆AI 추론 확산이 저장장치 공급망 재편

국내 낸드 신규 투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팹을 우선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시안 1공장은 V8 전환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램프업을 준비 중이며, SK하이닉스 다롄 2공장은 하반기 30~50K 신규 투자가 집행될 전망이다. 마이크론 싱가포르 팹과 삼성전자 P5는 양산 기여 시점이 모두 2028년 하반기다.

주요 제조사들의 신규 팹 양산 기여 시점이 2027~2028년에 몰려 있는 만큼, 수급 타이트 기조가 이어지는 동안 QLC SSD 중심의 스토리지 수요 재편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설 시점까지 단기 내 유의미한 공급 증가는 어렵다"며 "낸드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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