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잘나가는데… 불장서 고꾸라진 엔터주
||2026.05.26
||2026.05.26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엔터테인먼트주는 오히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시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이다.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과 방탄소년단(BTS) 등 대형 아티스트 컴백 호재에도 주가 반등세가 오래가지 못하면서 투자심리도 빠르게 식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K콘텐츠 지수는 지난해 말 2023.35에서 이달 22일 1754.63으로 약 1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214.17에서 7847.71로 85% 상승했지만 K콘텐츠는 반대로 움직인 것. KRX K콘텐츠 지수에는 하이브, SM, YG엔터테인먼트, JYP 등 주요 엔터주가 포함돼 있다.
같은 기간 KRX 업종 지수 가운데 하락한 지수는 KRX K콘텐츠와 KRX 헬스케어(-10%)뿐이다. 반도체와 금융, 방산 등 주요 업종이 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동안 엔터주는 상승 흐름에서 비켜간 셈이다.
개별 종목 낙폭도 컸다. 하이브는 지난해 말 33만원에서 22일 기준 23만5000원으로 30% 하락했다. SM은 13만5000원에서 8만8200원으로 33% 떨어졌고, JYP 역시 7만2600원에서 6만1600원으로 14% 내렸다. 같은 기간 YG엔터테인먼트도 30% 하락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던 엔터주는 연초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중국 한한령 완화 기대감과 BTS 등 주요 아티스트 활동 재개 기대감이 겹치면서 엔터주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엔터 대장주인 하이브는 BTS의 4년 만의 완전체 컴백 기대감에 지난 2월 23일 장중 40만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관련 기대감이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데다 실질적인 실적 개선 확인이 지연되면서 투자자 관심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특히 하이브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관련 오너 리스크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됐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1900억원대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방 의장은 기존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설명한 뒤 지인들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에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하고, 이후 상장을 추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터주에 대한 성장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단기적으로 실적 가시성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한다.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지난 주말 기준 하이브의 PBR은 2.84배, SM은 1.77배, JYP는 2.75배, YG엔터테인먼트는 1.55배 수준이다. 통상 PBR 1배 미만은 저평가 구간으로 해석되지만 엔터주는 주가 하락 이후에도 여전히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수준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실적개선세가 확실한 테크 중심으로 주도 업종이 견고하게 형성된 점도 부담이다.
임수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0배 미만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특정 성장 섹터로 수급이 쏠리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불안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2분기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며 아티스트 활동이 늘어나고 공연 티켓과 MD(굿즈) 판매 등을 포함한 투어 매출이 확대되면 주가도 반등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아티스트 컴백과 신규 드라마 공개가 집중되고 레저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콘텐츠·여가 소비가 확대될 것”이라며 “하이브는 팬덤 규모가 크고 수익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투자심리 악화 국면에서 점차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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