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K-조선도 성과급 논쟁 확산… 임단협 앞두고 긴장 고조
||2026.05.25
||2026.05.25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지급에 잠정 합의한 가운데 슈퍼사이클을 맞은 조선업계에서도 성과급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최근 영업이익의 구체적 비율을 제시하며 성과급 논의를 본격화한 데 이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에서도 영업이익 대비 일정 비율의 성과급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앞두고 조선업계 노사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5일 관련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확정한 ‘2026년 단체교섭 통합요구안’에 영업이익의 30%를 성과로 분배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노조가 영업이익의 구체적인 비율을 성과급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이 같은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하며 “노동집약적 산업인 조선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원·하청 노동자들의 노동력에 의해 창출된다”며 “이에 상응하는 공정한 성과 공유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요구대로 연간 영업이익의 30%를 조합원에게 지급할 경우 2025년 영업이익 2조원을 기준으로 약 6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조합원 1인당 75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노조의 이번 요구로 올해 임단협 교섭은 속도감 있게 타결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성과급 외에도 사측에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추가 인상, 휴양시설 운영 유지를 위한 경상비 20억원 출연 등을 요구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사내하청노조와도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 하청노조는 임금 14만9600원 인상, 8시간 1공수 인정, 원청과 동일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이 같은 요구는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 노사가 1인당 최대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에 잠정 합의한 사례가 호황기에 들어선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연간 영업이익 2조37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88.9%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조선업 최대 호황기였던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한화오션은 2025년 연간 영업이익 1조1091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 이후 7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 8622억원으로 2013년 9142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뿐 아니라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 노조 역시 기본급 인상과 함께 성과급 지급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의 단체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오션은 2025년 원·하청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400%의 성과급을 일괄 지급했다. 하지만 올해는 급식 위탁업체 등 사외하청 노조까지 교섭 참여를 요구하고 있어 노사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성과급 배분이 노사 교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원영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대표는 최근 ‘K조선 미래 비전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창출된 성과와 이익을 노동자들에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배분하라는 목소리가 거세다”며 “저도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중공업 노사는 2025년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과 수당을 합한 금액의 208%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근속 5년 이상 협력사 직원도 원청 직원과 동일하게 상여 기초액의 208%를 받았다.
다만 노조의 요구를 두고 업황 사이클을 고려한 장기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 3사는 앞서 2016년 수주 절벽으로 10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내놓을 정도로 극심한 불황을 겪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도 이뤄졌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인 만큼 언제든 다시 불황기를 맞을 수 있다”며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실제로 받아들여질지는 교섭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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