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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 대고 코 푼 보험사…5세대 실손 전환 슬쩍 뭉개기

IT조선|전대현 기자|2026.05.25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등 실손보험금 누수 주범으로 여겨졌던 비급여 항목이 조정됨에 따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특히 비급여 과잉진료가 잦았던 구세대 실손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험사들이 새로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 판매에 공 들일 필요가 없어졌단 진단이다. 

/ 나노바나나2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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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체 37개 보험사 중 5세대 실손을 취급하고 있는 곳은 손보사 9곳·생보사 7곳 등 16개사에 불과하다. 전체 보험사 중 절반 이상은 5세대 실손을 취급하지 않는 셈이다. 

현재 5세대 실손을 판매하지 않는 주요 보험사는 ▲신한라이프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KB라이프 ▲하나손보 등이다. 이들 보험사 대다수는 4세대 실손도 취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실손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그나마 5세대 실손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생명 등 보험사도 보험대리점(GA) 대신 전속 설계사 채널로만 판매를 제한하며 사실상 디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가 5세대 실손 판매에 미온적인 이유는 그간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구세대 실손의 손해율이 안정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세대 실손은 별도의 재가입 주기가 없는 1·2세대 실손으로, 본인부담금이 없거나 극히 낮아 과잉진료의 온상으로 꼽혀왔다. 이런 이유로 지속적인 보험료 인상을 통해 현재는 손해율이 크게 낮아진 상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손해율은 1세대 113.2%, 2세대 112.6%, 3세대 138.8%, 4세대 147.9%다.

구세대 실손의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 오랜 기간 보험료 인상이 반복되면서 수지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넓은 보장을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보험료 부담도 커진 구조다. 실제 2세대 실손의 경우 오히려 흑자를 기록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2세대 실손에서 325억원 이익을 냈고, 한화손보도 261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2세대 실손의 경우 오히려 흑자를 기록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2세대 실손에서 325억원 이익을 냈고, 한화손보도 261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연령이더라도 구세대 실손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 부담이 4세대 대비 2배 넘게 차이가 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 8곳의 지난 3월 기준 60대 이상 70대 미만 남성 평균 1세대 실손 보험료는 월 14만3243원이다. 같은 기준 4세대 실손 평균 보험료 5만4756원의 2배를 웃돈다. 구세대 실손의 경우 보험료 인상액이 구체적으로 공시되지 않지만, 올해 기준 1세대는 3%대, 2세대는 5%대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보험 가입 시기와 갱신 주기, 개인별 의료 이용 패턴에 따라 실제 인상 폭은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비급여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구세대 실손 손해율은 추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학회 4곳은 금융감독원과 협의를 거쳐 체외충격파 치료를 최대 주 1회·연 12회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그간 체외충격파는 최저 5000원에서 최고 50만원에 이르는 등 가격 기준 자체가 없어 과잉진료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항목이다. 오는 7월부터 이 기준이 적용되면 초과 치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사실상 거절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도수치료 역시 오는 7월 관리급여로 전환될 예정이다. 1회 수가는 4만3000원 수준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그간 도수치료는 병원마다 가격이 300원에서 30만원을 웃도는 등 편차가 1000배에 달해 보험사들이 보험금 산정에 어려움을 겪어온 항목이다. 수가 기준이 생기면서 예실차 관리도 수월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표적인 비급여 누수 항목 두 가지가 동시에 손질되면서 구세대 실손의 수익성 개선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오는 11월 예정된 계약전환 할인 제도도 보험사의 5세대 실손 전환 유인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당국은 1·2세대 실손 가입자가 5세대로 전환할 경우 보험료를 최대 50% 할인해주는 계약전환 할인을 11월부터 6개월 한시 운영할 방침이다. 할인 기간은 2년과 3년 사이에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료를 50% 할인하면 해당 계약은 사실상 적자 계약이 되고, 그 손실은 보험사가 떠안아야 한다.

전환율이 평소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경우 중소형사는 수천억원, 대형사는 조 단위 손실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연간 순익이 최소 10% 이상 깎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니 아예 전환 고객을 안받는게 낫다는 분위기가 만연돼 있다는 후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항목 개편에 따라 손해율 산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5세대 실손의 경우 계약전환에 따른 보험사 부담이 상당해 출시를 꺼려하는 보험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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