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뛰자 매력 ‘뚝’… 金 ETF서 한 달 새 1200억원 유출
||2026.05.24
||2026.05.24
최근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금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채권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금 현물·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 관련 상품 수익률도 부진하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반등하더라도 당분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20~21일 미국·이란 종전 협상 기대로 다소 반등했지만, 1트로이온스(1ozt=31.10g)당 가격은 4500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이 4500달러선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26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국내 금 현물 가격도 지난 22일 21만9080원에 거래를 마치며 3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 투자 상품에서도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금 선물과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 11개에서 977억원이 순유출됐다.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까지 포함하면 금 관련 ETF에서 총 1200억원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금 관련 ETN도 낙폭이 컸다. 중동 전쟁 초기였던 지난 3월 11만원을 넘어섰던 ‘KB 레버리지 금 선물’은 지난 22일 8만560원까지 내려왔다. ‘삼성레버리지금선물’(-29.7%), ‘메리츠 레버리지 금 선물’(-29.4%), ‘N2 레버리지 금 선물’(-29.3%) 등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금 가격은 지정학 리스크보다 금리와 달러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며 “하반기에도 금 가격은 금리와 달러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 가능성과 국채 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당분간 금값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다수 위원이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웃돌 경우 일정 수준의 ‘통화 긴축(Policy Firming)’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체제에서 과거와 같은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워시는 연준 이사 재임 당시인 2011년에도 양적완화(QE)에 반대하며 사임했었다. 그는 지난달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도 “대차대조표 확대(양적완화)가 반복적인 정책 수단이 되면서 금융 자산 보유자들에게 과도한 혜택을 줬다”고 지적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은 통화량 확대 등으로 화폐 가치가 훼손될 때 대표적인 헤지 수단으로 부각된다”며 “향후 QE 재개 가능성이 제한된다면 금의 구조적인 헤지 수요도 과거보다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 전쟁 종료 이후 단기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전고점 돌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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