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받은 단편까지 AI 의혹…문학계는 AI에 준비돼 있는가?
||2026.05.23
||2026.05.23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영연방 단편소설상(Annual Commonwealth Short Story Prize) 수상작을 둘러싸고 AI 작성 의혹이 제기되면서 문학상 심사와 출판계의 대응 한계가 드러났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IT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영국 문예지 그란타(Granta)가 공개한 자미르 나지르의 단편 '더 서펀트 인 더 그로브'(The Serpent in the Grove)는 대형언어모델이 쓴 문장과 닮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인물 중 한 명은 조지 메이슨대 메르카투스센터에서 AI 방문학자를 지낸 나빌 S. 쿠레시다. 그는 작품 첫 두 문장만으로도 강한 의심이 든다고 봤다. 쿠레시는 AI 글쓰기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특유의 리듬이 있다며, 이번 작품은 AI가 편집을 도운 수준이 아니라 AI가 쓴 쪽에 가깝게 읽힌다고 말했다. 다만 확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런 의심이 제기돼도 입증할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라즈미 파룩 영연방 재단 사무총장은 응모 작가들에게 원본 미발표 작품인지 확인하고 있으며, 최종 후보 작가들도 초안 작성에 AI를 쓰지 않았다고 직접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탐지 도구나 절차가 나오기 전까지 재단과 상은 신뢰의 원칙 위에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란타의 대응도 논란을 키웠다. 지그리드 라우징 발행인은 해당 작품을 앤트로픽의 클로드에 넣고 AI 생성 여부를 물었더니 인간의 도움 없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취지의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클로드는 AI 탐지 도구가 아니라 대형언어모델 기반 챗봇이다. 라우징은 심사위원들이 AI 표절 사례에 상을 줬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알 수 없고 끝내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판 현장에서도 비슷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저자 이름으로 AI 생성 글이 실리는 사례가 늘고 있고, 지난 3월에는 미아 밸러드의 공포소설 '샤이 걸' 출간이 AI 사용 의혹으로 취소됐다. 밸러드는 이를 부인하며 외부 편집자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나지르 역시 실존 인물인지 의심받았지만, 이전 수상자인 케빈 재러드 호세인이 그가 실제 인물이라고 확인했다.
작가가 어디까지 AI를 써도 되는지를 둘러싼 기준도 불분명하다. 올가 토카르추크는 최근 행사에서 창작 과정에 AI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후 별도 입장에서 차기작을 AI로 쓰지는 않았고, 더 빠른 자료 정리와 사실 확인에만 활용하며 정보는 직접 검증한다고 설명했다.
탐지 도구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팽그램은 나지르의 작품을 100% AI 생성으로 분류했고, 2026년 영연방 단편소설상 수상작 2편과 2025년 수상작 1편도 AI가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사람이 쓴 다른 원고는 100% 인간 작성으로 분류했다. 문학계는 결국 무엇이 AI가 쓴 글이고 무엇이 인간의 글인지 명확히 가려내지 못한 채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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