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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오해하시면 안 돼요”… 공무원 발길 끊긴 ‘스타벅스 세종청사점’

조선비즈|윤희훈 기자|2026.05.23

저희 스타벅스 온 거 아니에요. 오해하시면 안 돼요.

22일 낮 12시 50분쯤 세종시 어진동 세종1번가 건물 1층. ‘스타벅스 세종청사점’ 옆길을 지나던 남성 4명이 방송국 카메라 앞을 지나며 이렇게 말했다. 무리 중 한 명의 목에는 공무원증이 걸려 있었다.

점심시간이면 커피를 들고 정부세종청사로 돌아가는 공무원들을 흔히 볼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이날 분위기는 달랐다. 스타벅스 매장 앞을 지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괜한 시선을 피하려는 듯한 기색이 엿보였다.

스타벅스 세종어진청사점 외부 공원 부지에 '위험, 안전제일'이라고 써진 '출입 통제 테이프'가 쳐져 있다. /윤희훈 기자
스타벅스 세종어진청사점 외부 공원 부지에 '위험, 안전제일'이라고 써진 '출입 통제 테이프'가 쳐져 있다. /윤희훈 기자

◇공무원 발길 뜸해진 세종청사 앞 스타벅스

이 매장은 총리실 업무 공간이 있는 정부세종청사 1동 바로 앞에 있다. 청사 주변 공무원들이 점심 식사 뒤 커피를 사러 자주 찾는 곳이다.

평소 낮 12시 30분부터 1시 사이에는 주문이 밀려 음료를 받기까지 1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날은 주문 직후 커피가 나왔다. 계산대 앞에 줄은 없었고, 음료를 기다리는 손님도 많지 않았다.

매장 안도 한산했다. 창가 앞 바 자리와 테이블석 곳곳이 비어 있었다. 약 50평 규모에 60석이 넘는 매장 안에 앉아 있는 손님은 15명 안팎이었다. 점심시간이면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매장에 앉아 있던 한 시민은 “평소엔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데, 오늘은 사람이 적어 오히려 쾌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1번가는 정부세종청사 인근 대표 식당가다. 바로 옆에는 대형 아케이드 상가인 세종마치도 있다. 낮 12시를 넘기면 식사를 마친 공무원과 인근 직장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이날도 거리에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스타벅스 매장 안으로 향하는 발길은 평소보다 뜸했다. 매장 앞까지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스타벅스의 5·18 관련 이벤트 논란이 확산된 데다 방송국 카메라까지 설치돼 있어, 일부 방문객은 주변 시선을 의식하는 듯했다.

22일 낮 점심시간 정부세종청사 1동 맞은편에 소재한 스타벅스 세종청사점에 빈 자리가 많다. /윤희훈 기자

인근의 다른 스타벅스 매장도 비슷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블록 떨어진 ‘스타벅스 세종어진R점’ 역시 점심시간이었지만 테이블 곳곳이 비어 있었다. 스타벅스코리아(SCK)에 정부청사 인근 점포의 최근 매출 추이를 문의했지만, SCK 관계자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정부·공무원으로 번진 불매 움직임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스타벅스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5·18 이벤트는 선을 넘은 판촉행사라고 본다”며 “평소에는 자주 갔지만, 지금은 ‘굳이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논란은 정부 부처 대응으로 번지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SNS에 “민주주의의 역사와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행안부 안팎에서는 이를 사실상 ‘스타벅스 보이콧’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법무부도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대검 예산으로 스타벅스 상품을 구입한 내역 확인에 들어갔다. 다만 법무부는 “설문조사와 공모전, 이벤트 등에 활용된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매자 징계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공무원 노조도 불매 움직임에 가세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번 사태를 엄중히 인식한다”며 스타벅스 불매 동참을 제안했다. 반면 한 시민은 “이벤트는 문제였지만, 회장이 사과하고 대표이사까지 해임한 상황에서 정부 부처가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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