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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출입배제·온라인공격도 언론자유 압박"…美CPJ, 韓·日언론 ‘보이지 않는 통제’ 경고

아시아투데이|최영재 도쿄 특파원|20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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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기사를 쓰지 못하게 하거나 비공식적으로 처벌하는 문제, 위협과 자기검열은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 훨씬 더 어려운 문제다."

제이콥 와이스버그 미국 언론인보호위원회(CPJ) 회장은 22일 도쿄 일본외신기자클럽(FCCJ)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 같은 민주국가의 우회적 언론 압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송, 출입 배제, 정부 브리핑 접근 제한, 온라인 공격처럼 기자를 감옥에 가두거나 기사를 직접 검열하지 않는 방식도 기자에게 위협과 자기검열을 낳는다면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CPJ는 전 세계 기자들의 구금·살해·협박·취재방해 사례를 조사하고 지원하는 미국의 국제 언론자유 단체다.

아시아투데이는 이날 "아시아의 언론자유 문제는 투옥, 검열, 폭력 같은 극단적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과 일본 같은 민주국가에서는 압박이 더 부드럽고 제도적인 형태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입처 중심 취재제한, 정부 브리핑 접근권제한, 명예훼손 소송, 온라인 괴롭힘를 거론하며 "직접 검열이 아니라 배제, 위협, 접근권 상실로 언론자유가 제한될 때 CPJ는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외신기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와이스버그회장의 발언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와이스버그 회장은 "기자들이 일을 하지 못하게 되거나 비공식적 방식으로 처벌받는 문제, 위협과 자기검열의 문제는 훨씬 더 어려운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는 "CPJ가 그런 문제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공정하게 말하면 이런 질문에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CPJ의 활동 우선순위도 분명히 했다. 와이스버그 회장은 "CPJ의 최우선 의무는 신체적 위험에 처한 기자들을 돕는 것"이라며 "감옥에 갇히거나 학대·고문을 당한 기자, 살해된 기자들의 사건을 우선 다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언론자유를 둘러싼 더 미묘하고 복잡한 문제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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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접근권·소송…민주국가의 압박 방식
와이스버그 회장은 일본의 언론자유 문제와 관련해 출입처 기자단 제도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에 대해 충분히 알지는 못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일본의 출입처 기자단과 그 제도가 갖는 내재적 한계에 대해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기자단 밖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은 같은 정보 접근권을 갖지 못하고, 기자단이 정보를 독점적으로 전달하는 통로처럼 쓰인다는 지적이다.

다만 그는 이를 권위주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검열과 동일시하지는 않았다. 와이스버그 회장은 일본 기자단 문제에 대해 "검열은 아니지만 그보다 낮은 단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기자를 직접 처벌하지 않더라도 정보 접근권을 제한하거나 특정 취재 집단 안팎을 가르는 구조가 언론자유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미국 사례도 함께 들었다. 와이스버그 회장은 미국에는 최근 기자가 수감되거나 살해된 사례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기자들이 처한 환경은 여러 면에서 더 나빠지고 위험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승인이나 기업 인수·합병 문제를 지렛대로 방송사와 언론사를 압박하는 '미디어 포획', 소송 우려, 자기검열을 언급했다.

와이스버그 회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사례를 들며 특정 언론의 백악관 접근 제한, 국방부 브리핑 접근 제한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정부가 언론 접근권을 제한하는 것은 "불법이고 위헌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브리핑룸 안에서 군을 취재하는 것 자체에도 한계가 있으며, 국방 담당 기자들은 별도 취재원을 통해 보도를 계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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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시아의 언론자유 상황에 대해서는 더 직접적인 우려를 표시했다. 와이스버그 회장은 CPJ 집계 기준 지난 13일 현재 아시아에서 103명의 기자가 수감돼 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51명으로 가장 많고, 미얀마 18명, 베트남 16명 순이라고 설명했다.

◇"검열이 있느냐?"를 넘어 "누가 정보를 독점하고 누가 질문할 권리를 잃는가?"
일본에서는 기자 투옥·살해 사례가 기록돼 있지 않지만, 아시아 전역의 언론자유 악화는 일본 언론인의 해외 취재 안전과 이동권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란에서 체포됐다가 석방됐지만 아직 귀국하지 못한 NHK 테헤란 지국장 가와시마 신노스케 사례도 언급했다. 언론자유가 일본에 추상적 가치가 아니라 일본 기자들의 안전과 이동, 취재 능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것이다.

와이스버그 회장은 일본이 아시아 지역에서 언론자유를 위해 더 적극적인 외교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기자가 투옥되거나 살해되는 국가뿐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 내부에서 기자를 배제하고 위축시키는 방식까지 언론자유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한국과 일본의 언론자유 논의를 다시 보게 했다. 와이스버그 회장은 기자가 감옥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언론이 자유로운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출입에서 배제되고, 소송을 우려하고, 온라인 공격을 받고, 권력 접근권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가 쌓이면 취재 현장에는 자기검열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일본의 언론자유 논의도 이제 "검열이 있느냐"를 넘어 "누가 정보를 독점하고, 누가 질문할 권리를 잃고, 누가 침묵하게 되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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