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2000억달러 규모 새 시장 열었다"…CPU 수요 폭증 전망
||2026.05.21
||2026.05.21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엔비디아가 자체 중앙처리장치(CPU) '베라'(Vera)를 앞세워 새로운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기업으로 성장해온 엔비디아가 에이전트 AI 시대를 겨냥해 CPU 영역까지 본격 확장하면서, 인텔·AMD 중심의 시장 구도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베라가 엔비디아에 완전히 새로운 총주소가능시장(TAM)을 열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시장 규모를 약 2000억달러로 제시했다.
베라는 엔비디아가 지난 3월 공개한 CPU 제품이다. 단독으로 판매되거나 차세대 루빈(Rubin) GPU와 함께 공급된다. 젠슨 황은 베라를 "에이전트 AI를 위해 처음부터 설계된 세계 최초의 CPU"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에이전트 AI 확산이 CPU 수요 구조 자체를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젠슨 황은 AI 모델의 추론과 사고는 GPU가 담당하지만, 실제 에이전트가 도구를 사용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CPU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인간이 PC 환경에서 작업하듯 AI 에이전트 역시 CPU 기반 환경에서 움직이게 되면, 장기적으로 막대한 CPU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전 세계에는 10억명의 인간 사용자가 있지만 앞으로는 수십억개의 AI 에이전트가 등장할 것"이라며 "그 에이전트들은 모두 도구를 사용하게 되고, 결국 훨씬 더 많은 CPU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CPU 진출을 차세대 성장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금까지 CPU 시장은 인텔과 AMD가 장악해왔지만,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업들까지 자체 AI 칩 개발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최근 메타와 AI CPU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개했다. 앤디 재시 AWS CEO는 자사 AI 칩이 일부 영역에서 엔비디아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구글 역시 TPU 시리즈를 자체 개발하며 AI 인프라 내재화를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베라의 차별점으로 '에이전트 AI 최적화'를 내세웠다. 기존 데이터센터용 CPU가 다수 애플리케이션 인스턴스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베라는 AI 토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AI 에이전트 환경에 특화된 연산 구조를 통해 기존 CPU와 다른 시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초기 판매 성과도 함께 제시됐다. 젠슨 황은 "올해 베라 단독 판매 규모가 이미 200억달러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시작 단계일 뿐"이라며 수요 확대 가능성을 자신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흐름도 여전히 강세다. 회사는 이번 분기 816억달러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910억달러를 제시했다. GPU 중심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베라 CPU까지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경우,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향후 관건은 실제 대규모 배치 여부다. 엔비디아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와 시스템 제조사들이 베라 도입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인텔·AMD뿐 아니라 자체 칩을 개발 중인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도 동시에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은 베라가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엔비디아가 GPU 이후 새로운 AI 인프라 표준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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