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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은 확대, 이선훈은 축소…신한 ‘글로벌 사업’ 엇박자

아시아투데이|윤서영,박주연|2026.05.20

신한금융그룹의 '원신한' 전략이 글로벌 사업을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이 최근까지도 해외 IR일정을 소화하며 글로벌 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해외 사무소와 현지 법인을 잇따라 폐쇄·매각하며 오히려 축소하고 있어서다. 특히 진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해외통'으로 불리며 글로벌 수익 확대를 주문해왔다. 2023년 취임 이후 현재까지 총 9차례 해외 IR을 진행했으며 이달에도 미국과 캐나다 등을 방문해 신한지주의 몸값을 올리는데 주력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뉴욕법인을 키움증권에 매각하며 '해외 사업 확대' 전략에 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4년째 적자인 뉴욕법인을 팔아 효율화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뉴욕법인이 보유한 라이선스나 현지 영업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경영 효율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현지 법인을 보유하면 중개 수수료가 저렴하고 중개 영업망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의 글로벌 확대 전략상 신한투자증권만 나홀로 후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상해사무소와 미국 법인을 폐쇄했다. 신한투자증권의 해외법인 및 사무소는 총 5곳이었는데 이로써 총 3곳으로 줄어들게 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적자 점포를 정리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 법인은 2022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22년 약 2억원 당기순손실을 시작으로 작년말까지 4년간 누적 적자는 45억원 수준이다. 미국 법인 자산도 2024년 66억원에서 작년에는 45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신한투자증권은 뉴욕 법인이 주식중개 라이선스만 보유했을 뿐 대규모 서버 설비 등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 주문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내기 어려운 미국이 아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 입장에서 미국 시장은 손 뗄 수 없는 구조다. 미국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많은 만큼, 해외 법인에 설비 투자를 통해 주식중개수수료를 낮추거나 직접 운용하며 안정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한투자증권은 현지에서 받은 라이선스를 포기하면서까지 뉴욕 법인을 약 300억원 규모에 키움증권에 팔았다. 현지에 있던 뉴욕 법인 인력까지 키움증권이 그대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됐기 때문에 '헐값'논란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작년말 사업보고서에서 본사의 경쟁력에 대해 '아시아 최고 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아시아 주요 도시에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아시아, 유럽 등 해외주식매매 서비스 제공을 통해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미 뉴욕과 상해 등 주요 도시의 거점을 폐쇄하고 있어 사실상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답보 상태에 빠졌다.

키움증권 입장에선 현지 라이선스를 취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법인을 인수해 미국 주식을 직접 중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키움증권의 뉴욕 법인은 6월초부터 영업 개시에 나선다. 이미 키움증권 내 글로벌전략팀에서 인력이 파견된 상황이고, 해당 인력이 뉴욕 법인 법인장까지 맡아 현지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투자증권의 이 같은 선택은 신한금융지주의 해외사업 확대 전략과는 정반대 행보다. 신한지주의 해외사업 손익 규모를 살펴보면 2023년 5550억원, 2024년 7630억원, 2025년말 8240억원으로 매년 증가세에 있다. 그룹 전체 손익에서 해외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2.6%, 17.1%, 16.6% 수준이다.

다만, 신한금융의 해외사업 부문 대부분은 일본과 베트남에서 나온다. 두 나라에서 나온 손익이 해외사업 손익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나 홍콩 등 다른 나라의 손익은 저조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신한투자증권의 수익성 측면상,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성과가 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해외 사업에 투자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한지주가 작년 해외 부문 실적을 두고 "국내 민간 금융회사 최초로 세전 손익 1조원(세후 8243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라고 자찬했는데, 사실상 계열사의 해외 점포 폐쇄와 일본과 베트남을 제외한 성적표를 따져보면 긍정적인 성과는 아닌 셈이다.

이에 신한투자증권은 미국 현지 거래소와의 인프라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정규거래소인 '24X'를 이용해 주식거래 서비스를 계속해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뉴욕법인 매각과 관련해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미국 시장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며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미국 사업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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