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바루, 독자 전기차 사실상 포기…수익 90% 급감에 전략 후퇴
||2026.05.20
||2026.05.20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스바루가 자체 개발 전기차(EV) 출시 계획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다. 실적 악화와 미국 시장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독자 전기차 확대 대신 하이브리드와 기존 내연기관 중심 전략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스바루는 당초 2028년까지 자체 개발 전기차 최대 4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일본 군마현 오이즈미 공장 내 신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려던 구상도 미뤄졌으며, 해당 공장은 우선 가솔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스바루는 기존 계획에서 2027년부터 신공장에서 자체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독자 전기차 프로그램은 사실상 중단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새로운 전기차 출시 일정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전략 수정은 급격한 실적 악화와 맞물려 있다. 스바루의 회계연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90% 감소한 401억엔에 그쳤다. 순손익 역시 513억6000만엔 적자로 전환됐다. 1년 전 3250억엔 흑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셈이다.
회사 측은 미국발 비용 부담이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부담으로만 약 2290억엔이 발생했고, 전기차 관련 손실 반영으로 약 3억8500만달러 규모 비용이 추가됐다. 여기에 미국 정부 정책 변화로 환경 규제 크레디트 가치가 하락하면서 280억엔 규모 평가손까지 실적에 반영됐다.
오사키 아츠시 스바루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시장 상황을 이유로 전기차 전략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그는 "새로운 출시 일정을 정하기 전에 전기차 전략 전체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바루의 전동화 전략 후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에도 약 1조5000억엔 규모로 잡아둔 전기차 투자 계획 일부를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개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자체 전기차 개발 일정 자체를 철회하면서 전략 수정 폭이 더욱 커졌다.
일본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마쓰다는 최근 자체 전기차 출시 시점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늦추고, 전기차 투자 규모도 기존 약 125억달러에서 75억달러 수준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수개월 사이 토요타, 혼다, 스바루, 마쓰다 등이 잇따라 전기차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스바루가 토요타와 협력해 개발하는 전기차 프로젝트는 유지된다. 회사는 토요타 플랫폼 기반의 솔테라와 언차티드, 트레일시커, 3열 SUV 게이트어웨이 등 4종 전기차는 예정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스바루가 당분간 독자 전기차 플랫폼 개발보다 기존 수익 방어와 협력 모델 중심 전략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스바루는 앞서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글로벌 판매의 절반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자체 전기차 출시 일정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목표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신공장 운영 방향이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내연기관 중심으로 바뀐 만큼, 스바루의 전동화 전략 역시 한동안 보수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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