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병목은 전력…비트코인 채굴업체 몸값 오른다
||2026.05.20
||2026.05.20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전력과 데이터센터 부지를 앞세워 인공지능(AI)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상장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27기가와트(GW)가 넘는 계획 전력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신흥 클라우드 기업, 칩 제조사 등을 상대로 3.7기가와트(GW) 규모의 AI 관련 계약을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계약 규모는 900억달러(약 136조1250억원)를 웃돈다.
이번 분석의 핵심은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병목이 더 이상 칩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번스타인은 전력 접근성이 AI 데이터센터 증설의 주된 제약으로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신규 전력망 연결 승인에만 4년 넘게 걸릴 수 있으며, 데이터센터 친화 지역으로 꼽히는 텍사스에서도 전력회사가 접속 대기열과 자원 부하를 관리하기 위해 '일괄 심사'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채굴업체들은 이런 지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은 이미 전력망에 연결된 부지를 운영하고 있고, 고밀도 컴퓨팅 시설을 다뤄온 경험도 갖고 있다. 대형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규제 점검 강화와 지역사회의 반대가 신규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는 상황도 기존 인프라를 가진 채굴업체들에는 강점이다.
배경에는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가 있다. 채굴 보상이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고, 채굴업체들은 새로운 매출원을 찾기 시작했다. 번스타인은 여러 업체가 비트코인 생산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시설 개발로 사업 축을 넓히고 있다고 정리했다.
실제 사례도 제시됐다. 솔루나 홀딩스(Soluna Holdings)는 1분기 매출이 58% 늘었는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데이터센터 호스팅 사업에서 나왔다. 암호화폐 채굴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더 작아졌다고 했다. 이는 채굴업체의 수익 구조가 이미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번스타인은 아이렌(IREN)을 분야 전환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아이렌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수십억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뒤 사업 상당 부분을 AI 인프라로 전환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번스타인은 아이렌과 MS의 협력이 회사의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의 전력 여건도 함께 주목된다. 랜드는 지난 4월 공개한 리서치 브리프에서 미국이 2030년까지 약 82GW의 추가 순가용 전력 용량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실제 시장에서는 전력을 선점한 사업자와 그렇지 못한 사업자 간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채굴업체의 경쟁력도 단순한 해시레이트보다 전력 자산과 부지 활용 능력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채굴업체들이 반감기 이후 수익성 방어를 넘어 AI 인프라 사업자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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