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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길목 쥔 이란…빅테크에 호르무즈 ‘해저 케이블 사용료’ 추진

디지털투데이|AI리포터|2026.05.20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해저 인터넷 케이블에 미국 빅테크 기업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 telegeography]
이란이 미국 빅테크 기업에 호르무즈 해협 해저 인터넷 케이블 사용료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했다. [사진: telegeography]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에 대해 미국 빅테크 기업에 사용료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IT 매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전쟁 여파로 이 지역 해저 케이블의 수리와 신규 프로젝트가 이미 차질을 빚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경로 구축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주장은 이란군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변인 에브라힘 졸파가리(Ebrahim Zolfaghari)가 지난 9일 올린 게시물에서 처음 제기됐다. 그는 "우리는 인터넷 케이블에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이란이 어떤 방식으로 요금을 부과하고 규제를 집행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주요 케이블 경로 상당수가 오만 관할 수역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이란 국영 연계 매체들은 보다 구체적인 구상도 내놨다. 이들 매체는 메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언급하며, 해저 케이블 사용과 유지보수에 면허 비용을 부과하고 수리·유지 권한 역시 이란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주요 케이블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1(AAE-1), 팔콘(Falcon), 걸프 브리지 인터내셔널 케이블 시스템(GBI) 등이 포함되며, 걸프 지역 국가들의 인터넷 연결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 인터넷 트래픽의 99% 이상은 해저 케이블망을 통해 이동한다. 이 가운데 팔콘과 걸프 브리지 케이블 일부 구간은 이란 영해를 통과한다. 여기에 이란 국영 매체들이 케이블 훼손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경고하면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체 데이터 흐름이 즉각 큰 타격을 받는 구조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신시장 조사기관 텔레지오그래피(TeleGeography)는 유럽-아시아 데이터 트래픽 상당수가 홍해 케이블을 이용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교전의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해 역시 최근 수년간 케이블 손상과 수리 지연이 반복됐고, 친이란 후티 반군의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실적 위협이 직접적인 케이블 파손보다 수리 지연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해저 케이블 복구는 특수 선박이 손상 구간을 찾아 케이블을 끌어올린 뒤 점검·보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작업 기간은 수일에서 수주까지 걸릴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작업 선박이 이란의 미사일·드론·고속정 공격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양 정보기업 윈드워드(Windward)는 운영사들이 "보호비를 지불하고 이란의 면허 체계를 수용하거나, 장애 발생 시 수리가 무기한 지연되는 상황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저 케이블 시스템 구축 비용이 3억달러(약 5000억원)에서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이란이 이보다 낮은 수준의 보호비를 책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쟁 여파는 이미 사업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올해 초 분쟁 이후 사실상 수리선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 됐다. 지난 3월 프랑스 국영 해저 케이블 기업 알카텔 서브머린 네트웍스(Alcatel Submarine Networks)는 주요 케이블 부설선이 사우디아라비아 인근에 묶이면서 기존 계약 이행이 어렵다고 고객사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메타가 후원한 아프리카 인터넷 확장용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도 중단됐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걸프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육상 경로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는 각각 독자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지역 차원의 공조보다는 경쟁 구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시리아, 이라크, 수단, 에티오피아를 지나는 경로는 별도의 지정학적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주요 미국 기술기업들은 이라크 남부에서 튀르키예 국경을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광섬유망 사업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통신기업 IQ네트웍스가 추진하는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걸프 지역과 유럽을 직접 연결하는 육상 광케이블망이 구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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