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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李 “매년 이익 분배하라면 기업들 다 해외로 나갈 것”

조선비즈|이슬기 기자|2026.05.19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비공개 회의에서 “삼성전자 노조처럼 매년 이익을 분배하라고 하면 기업들이 다 해외로 나갈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19일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글은 비공개 회의에서 했던 발언보다 수위를 상당히 낮춘 것이라고 한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에서 회사와 2차 사후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AI 호황에 따른 영업이익을 근로소득이라고 할 수 있느냐"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비공개 회의에서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AI(인공지능) 산업의 세계적 호황에 따른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걸 전부 근로소득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노조가 당연히 성과급으로 요구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반도체는 국가전략사업이라 개별 기업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국민경제 전체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처럼 AI 호황 특수를 누리는 대기업 근로자들과 일반 중견·중소기업 근로자들 간의 소득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한다. 이어 “삼성전자 노조처럼 이익을 매년 분배하라는 건 (해마다 내야 하는) 법인세를 인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이러면 기업들이 다 해외로 나가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비공개 회의에서 했던 발언은 훨씬 강경했는데, 내부 논의를 거쳐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리는 글은 ‘톤 다운(tone down·순화)‘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 “일부 대기업 노조를 중견·중소기업 근로자와 동일하게 볼 수 없어”

그동안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예고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지난 18일에는 엑스(X·옛 트위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말했다. 또 “‘나만 살자’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책임의식과 연대의식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권과 기업 등에서는 “진보 성향인 이 대통령이 대기업 노조에 대해 파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긴급 조정권으로 막겠다는 취지로 공개 발언한 것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그동안 이 대통령은 연봉과 성과급이 매우 높은 대기업 일부 근로자들을 중소·중견 기업의 다수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보기는 힘들다는 말을 평소에 자주 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항공사 파업에 대해 긴급 조정권을 발동하기 직전 “정부가 계속 방관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법이 부여한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노동쟁의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 경제와 시민 불편을 고려하며 진행돼야 한다”며 “국민 경제 전체를 볼모로 잡는 파업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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