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원이냐 50만원이냐…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평가 시점’ 공방
||2026.05.19
||2026.05.19
이 기사는 2026년 5월 19일 오후 2시 1분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최근 SK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에서 ‘주식 평가 시점’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가치가 2심 변론종결 당시보다 3배 이상 불어나면서, 어느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재산분할 규모가 조 단위로 달라질 수 있어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는 다음 달 15일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두 번째 조정기일을 연다. 조정은 재판부가 판결로 결론을 내리기 전 양측의 합의를 시도하는 절차다. 지난 13일 열린 1차 조정기일이 양측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된 만큼, 2차 조정에서는 재산분할 규모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기환송심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되는지, 포함된다면 어느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가치를 산정할 것인지다.
◇SK 주식은 분할 대상인가… 특유재산 vs 내조 기여
우선 양측은 SK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인지 여부를 두고 맞서고 있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주식이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특유재산인 만큼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유재산은 부부 중 한 명이 혼인 전부터 보유했거나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고유 재산을 뜻한다.
앞서 2022년 12월 1심도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024년 5월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 300억원이 SK그룹 성장의 ‘종잣돈’ 역할을 했다고 보고, 이를 노 관장 측의 기여로 인정했다. 그 결과 1심의 약 20배에 달하는 1조3808억원을 재산 분할금으로 산정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해당 자금이 불법 자금인 만큼 재산 분할 과정에서 노 관장 측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두 사람의 이혼과 위자료 20억원 지급 판결은 확정하고, SK 주식의 분할 비율을 다시 산정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에서 노 관장 측은 전략을 바꾼 모습이다. 노 관장 측은 혼인 기간 중 가사와 양육, 내조 등의 기여가 SK그룹 가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노 관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여성 인권 변호사로 알려진 법무법인 온세상의 김재련 변호사를 선임한 것도 이 같은 주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파기환송심에서는 SK 주식이 어느 범위까지 공동재산 형성에 기여한 재산으로 볼 수 있는지가 다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16만원이냐 50만원이냐… 평가 시점 따라 1.5조 차이
만약 SK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될 경우, 다음 쟁점은 평가 시점이다. SK 주가가 최근 크게 오르면서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9%, 총 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을 어느 시점의 주가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재산 분할금의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노 관장 측은 이번 파기환송심의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SK 주식 가치를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례상 재산 분할 대상 재산의 가액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산정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직 파기환송심 변론은 종결되지 않았지만, 전날 종가 기준 SK 주가는 50만3000원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파기환송 전 2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시 SK 주가는 16만원이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이혼이 확정된 대법원 선고일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당시 SK 주가는 21만8500원이었다.
법조계에서는 SK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될 경우, 주식 평가 기준일을 둘러싼 공방이 가장 첨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일에 따라 노 관장 측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2심이 인정한 노 관장의 재산 분할 비율 35%를 그대로 적용한 단순 계산상,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을 주당 16만원으로 평가하면 노 관장 몫은 약 7266억원이다. 반면 최근 주가인 50만3000원을 적용하면 노 관장 몫은 약 2조2843억원으로 불어난다. 평가 시점만으로 재산 분할액이 약 1조5577억원 차이나는 셈이다.
◇주가 상승분 반영돼도 변수는 ‘분할 비율’
다만 대법원이 SK 주식의 분할 비율을 다시 산정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낸 만큼, 파기환송심에서 노 관장의 최종 분할 비율은 2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주가 50만3000원을 기준으로 최 회장 보유 SK 지분 가치는 약 6조5267억원이다. 이 경우 노 관장이 2심 재산 분할금 1조3808억원을 넘어서려면 SK 주식에 대해 21.2% 이상의 분할 비율을 인정받아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SK 주가 상승분이 반영될 경우 주식 가치만 놓고도 재산 분할 규모가 수천억 원 이상 달라질 수 있다”며 “분할 대상 여부와 평가 시점을 두고 양측 입장 차가 큰 만큼 조정 과정에서 쉽게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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