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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전기차 운전자에 연 130달러 부담금 추진…"도로세 내야"

디지털투데이|홍진주 기자|2026.05.19

이번 논의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도로 재원 조달 방식을 어떻게 맞출지 보여주는 사례다. [사진: 셔터스톡]
이번 논의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도로 재원 조달 방식을 어떻게 맞출지 보여주는 사례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의회가 전기차 운전자에게 연간 최대 130달러의 별도 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가 연방 유류세를 내지 않는 만큼 도로 유지 비용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지만, 업계와 환경단체는 사실상 전기차 보급에 불이익을 주는 '징벌적 세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에 연간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빌드 아메리카 250 법안'(Build America 250 Act)을 추진 중이다.

법안은 전기차에 연130달러, PHEV 차량에 연35달러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전기차 부담금은 2029년부터 매년 5달러씩 인상돼 최종적으로 150달러 수준까지 올라가도록 설계됐다.

법안을 추진하는 측은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다. 샘 그레이브스 미국 하원 교통·인프라위원장은 "전기차 소유자도 도로 사용에 대한 공정한 몫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연방 유류세는 갤런당 18.3센트로, 전국 도로와 고속도로 유지·보수 재원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전기차는 휘발유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 세금을 사실상 내지 않는 구조다.

미 의회는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커질 경우 기존 유류세 기반 교통 재정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부담금은 이런 재원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반면 업계와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단체 시에라클럽의 캐서린 가르시아는 이번 법안 초안을 두고 "전기차와 PHEV 차량 운전자에게 부과하는 무책임한 세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속도로 신탁기금 부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서도 청정 교통수단 확산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기가스 제로 운송 협회(ZETA)의 앨버트 고어도 "고속도로 신탁기금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이번 방식은 전기차 운전자에게 과도하게 불리한 징벌적 세금이라고 평가했다.

논란이 커지는 배경에는 기존 유류세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미국 소비자단체 컨슈머리포트 조사에 따르면 일반 운전자가 1년에 부담하는 연방 유류세는 평균 70~9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전기차 운전자는 평균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특히 정액 방식이 실제 도로 사용량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운행 거리가 짧은 고령층이나 세컨드카 이용자는 실제 도로 사용이 많지 않아도 동일한 부담금을 내야 한다. 반대로 배송 밴이나 로보택시, 차량호출 서비스처럼 장거리를 반복 주행하는 상업용 차량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상당수 주정부는 별도의 전기차 등록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미시간주는 2026년 기준 전기차에 267달러, PHEV 차량에 113달러를 부과하고 있으며, 뉴저지주는 전기차 등록 시 270달러를 매기고 일부는 선납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방 차원의 부담금까지 추가되면 전기차 소유 비용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법안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많다. 정식 발의 이후 상·하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까지 거쳐야 한다. 법안 작성자들은 현행 교통 재원 법안이 만료되는 오는 9월30일까지 입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 세금 문제를 넘어 미국이 전기차 확대와 도로 재원 확보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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