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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금리에 AI 랠리 제동… “코스피 7000선 밀릴 수도”

조선비즈|김정은 기자|2026.05.18

코스피 지수가 8000을 기록하며 역사적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지만,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며 자산시장 전반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스피 상승 속도가 올해 들어 가팔랐던 만큼,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코스피가 7000선 아래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4.217%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약 2년 6개월 만에 4% 선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고치인 4.632%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초장기물인 30년물 국채 금리 역시 연 4.131%까지 오르며 최근 5년 최고치인 4.391%에 바짝 다가섰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중동 전쟁·고유가에 시장금리 급등

채권 금리 급등의 배경으로는 중동발(發) 리스크에 따른 고유가 지속이 꼽힌다. 전쟁 발발 이전 배럴당 60~70달러 수준이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90~1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가 상승은 물가 압력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면서 금리 인상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가운데 신현송 신임 총재 체제 출범에 따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위험 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채권에 요구되는 기대 수익률이 함께 높아진 점도 금리 상승 압력을 키웠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 총재가 앞서 인준 청문회에서 “한국의 유가 민감성을 고려할 때 물가 안정에 더 큰 중점을 두겠다”고 발언한 것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며 ”코스피가 연중 고점을 경신하는 가운데 채권에 대한 요구 수익률이 높아진 점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할인율 상승과 신용 부담

문제는 고금리가 자산 가격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할인율은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의 현재 가치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인데, 금리가 오르면 미래 수익의 가치가 지금 기준으로 더 낮게 평가된다. 특히 먼 미래의 성장 기대를 반영해 높은 평가를 받는 기술주 등의 성장주는 금리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15일(현지 시각)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서며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미국의 대표 기술 기업인 엔비디아, 마이크론, 인텔이 각각 4.42%, 6.69%, 6.17% 급락 마감했다. 이날 한국 시장도 삼성전자가 8%, SK하이닉스가 7% 급락하며 단기 조정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기초 체력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양사 모두 실적 상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 속도를 감안할 때 고금리 상황이 트리거로 작동하면 하락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15일 기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7.56배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동평균선 대비 이격도가 지난 금요일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7.8% 높은 수준”이라며 “단기 과열 국면에서 고금리가 트리거로 작동하면 코스피가 평균 이격도 수준으로 회귀해 6950포인트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20일 이평선 이격도./메리츠증권 제공
코스피 20일 이평선 이격도./메리츠증권 제공

장기적으로는 더 구조적인 위험 요인도 있다. AI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차입을 통해 설비투자(CAPEX)를 공격적으로 집행하고 있어,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이자비용 부담으로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구글은 최근 100년물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일본 사무라이본드 발행 계획도 밝혔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경우 레버리지 기반 수익이 아닌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의한 수익 개선이어서 이자비용 직격탄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 빅테크의 실적이 고금리 여파로 둔화된다면, 이들로부터 반도체 수주를 받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수요 역시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韓 증시 향방은

시장에서는 고금리가 지속되는 기간 동안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20년간 3번의 증시 버블 붕괴는 모두 금리 상승이 촉발했다”며 “고물가·증시 버블 국면에서는 금리 동향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5월 말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중동 이슈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금리 수준은 과도한 오버슈팅”이라며 “5월 금통위를 지나고 유가의 하향 안정이 확인되면 금리도 후행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기업 실적에 실질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장기금리를 낮추려면 결국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물가가 높은 현 상황에서 인하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 당국의 대응 여지가 좁다”며 “코스피는 하반기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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