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없인 자동차 못 만들어”… 동남아로 눈 돌린 日, 탈중국 공급망 사활
||2026.05.18
||2026.05.18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 등에서 광산 개발과 제련 시설 투자를 확대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이다.
18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스미토모금속광산(住友金屬鑛山)은 연료전지용 희토류 원소인 스칸듐(scandium) 생산량을 2026회계연도에 20% 늘릴 계획이다. 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필리핀 광산에서 채굴한 광석을 일본 효고현 공장에서 가공해서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희토류는 희소성이 높은 금속 원소로, 초전도·강자성·촉매·광학·형광 특성을 지닌 17개 원소를 의미한다. 스칸듐의 경우 연료전지의 작동 온도를 낮추고 내구성을 높이는 소재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전력원 수요 확대와 함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스칸듐 수요는 지난해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스미토모금속광산뿐 아니라 종합상사 소지쓰(双日)는 호주 라이너스 레어어스(Lynas Rare Earths)와 손잡고 베트남·말레이시아에서 희토류 광산 개발에 나섰다. 양측은 지난 3월 소지쓰와 일본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의 합작법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했다. 소지쓰는 말레이시아에서는 희토류 제련 시설 증설도 추진 중이며, 2027년 완공 예정이다.
일본 기업들이 동남아 공급망 확대에 나선 이유는 중국이 희토류 산업을 무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70%, 정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고성능 자석에 쓰이는 디스프로슘·네오디뮴 등 핵심 희토류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희토류를 외교·안보 수단으로 활용하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계기로 급속히 냉각됐다. 이후 중국은 올해 1월 일본을 대상으로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dual-use) 품목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미국과 갈등이 깊어지면서 스칸듐을 포함한 7개 희토류 원소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일본 내에서는 희토류 공급 차질이 산업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중국산 희토류 공급이 1년 중단될 경우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43% 감소하고 경제 손실은 2조6000억엔(약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기차(EV)·하이브리드차(HV) 모터에 들어가는 네오디뮴 자석 공급 차질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희토류는 범용 반도체와 달리 대체재가 거의 없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2010년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겪은 뒤 공급망 다변화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 왔다. 일본 정부는 희토류를 ‘특정 중요물자’로 지정하고,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중심으로 해외 광산 투자와 비축 확대, 대체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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