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절반이 삼성 직원인데”… 총파업 앞둔 평택 상권 ‘초긴장’
||2026.05.18
||2026.05.18
이 근방 가게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직원이 주요 고객층입니다. 파업하면 매출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 다들 걱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 평택시 고덕동에서 6년째 일식당을 운영 중인 문모(40)씨는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문씨의 가게를 찾는 손님 중 절반 이상은 삼성전자 직원이다. 특히 젊은 직원들이 자주 찾는다고 했다.
문씨는 “지난달 파업 출정식 때는 오히려 사람이 몰리면서 매출이 늘었지만,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질 것 같다”며 “지금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막판 협상에 들어가면서 평택사업장 인근 상권도 파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일대 상권은 삼성전자 출퇴근 인력 변화에 민감하다. 주말보다 주중 매출이 20%가량 많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삼성 직원 의존도 높은 고덕 상권… “평일 매출 줄까 걱정”
18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이 있는 경기 평택시 고덕동의 치킨집 주중 하루 평균 매출은 169만원으로 집계됐다. 주말 하루 평균 매출은 132만원이었다. 주중 매출이 주말보다 약 28% 많았다.
다른 업종도 비슷했다. 돼지고기구이 음식점의 주중 하루 평균 매출은 325만원, 주말 하루 평균 매출은 257만원으로 나타났다. 주중 매출이 약 26% 많았다. 카페 역시 주중 하루 평균 매출이 151만원으로, 주말 평균 매출 134만원보다 12.7% 높았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의 반도체 생산 라인은 365일 24시간 가동된다. 하지만 출근 인원은 주중에 더 많다. 이 영향으로 고덕동의 주중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90만명을 넘지만, 주말에는 54만7000여명으로 40% 가까이 줄어든다.
지역 상인들은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평일 매출이 주말 수준으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평택사업장 주변 음식점과 카페 상당수가 삼성전자 직원과 협력업체 인력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고덕동에서 중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 “홀 손님의 절반 정도가 삼성전자 직원”이라며 “식당들은 파업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도 “최근 겨우 상권이 살아나나 했는데, 파업이 코앞에 닥친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 예고… 노사 막판 협상 진통
상인들의 불안은 노사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 조정 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11~12일 열린 1차 사후 조정 회의에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정부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까지 대화를 호소하면서 노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인 연봉의 50%를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방안을 제도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경쟁사 이상 수준의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명문화하기는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파업 참여 규모와 지속 기간에 따라 생산 차질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주변 상권에도 영향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성·수원 상권도 긴장… 경기도 “긴급자금 검토”
삼성전자 사업장 의존도가 높은 다른 지역 상권도 비슷한 분위기다. 화성 사업장 출입구 건너편 도로변에는 파업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삼성전자 출퇴근 인력과 방문객에 매출을 의존해 온 상권 특성상 실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손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수원 역시 삼성전자 직원과 협력업체 인력이 지역 상권의 주요 소비층으로 꼽힌다. 평택과 화성, 수원 모두 삼성전자 사업장과 직원 거주지가 밀집한 지역인 만큼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 현장을 넘어 지역 소상공인에게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도는 2·3차 협력업체나 사업장 주변 소상공인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긴급 경영자금 투입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막판 타결에 이를지, 총파업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지역 상권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