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한국으로 향한 글로벌 AI 머니…인도 ‘세계 5대 증시’ 위태
||2026.05.18
||2026.05.18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도에서 자금을 빼 인공지능(AI) 인프라 수혜가 큰 아시아 시장으로 옮기면서 인도 증시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5대 증시 밖으로 밀려날 위험에 놓였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이번 흐름은 단순한 분기 실적 부진이 아니라 신흥국 자금 배분 기준이 AI 노출도로 재편되는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인도의 MSCI 신흥국 지수 비중은 1년 전 약 19%에서 최근 12% 수준으로 낮아졌다. 2026년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인도 주식시장에서 순유출 기준 210억달러를 회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골드만삭스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1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기관보다 낮아졌다고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1일 인도 전략 메모에서 대규모 외국인 매도가 소진 단계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봤지만, 수급 약화 자체는 이미 확인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자금 이동의 핵심 배경으로 AI 투자 쏠림을 지목하고 있다. M&G인베스트먼트는 자금 재배치의 약 3분의 2가 AI 포지셔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증시 시가총액은 2024년 9월 약 5조73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까지 약 9240억달러가 증발했다.
반면 대만과 한국은 같은 기간 자금을 흡수했다. 대만 자취안지수(TAIEX)는 연초 대비 약 42% 상승했고, 한국 코스피는 AI 반도체 강세에 힘입어 연중 신고점을 새로 썼다.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 종목이 AI 인프라 확대의 직접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자금 유입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인도 기업들은 이 공급망에 직접 연결된 상장사가 많지 않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순환매는 주식시장 밖으로도 번지고 있다. S&P 글로벌은 대형주와 AI 연계 주요 토큰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암호화폐·주식 벤치마크를 내놨다. AI를 중심으로 자산 배분 틀이 재편되면서, 전통 주식과 디지털 자산을 함께 묶는 상품까지 등장한 셈이다.
인도 내부에서는 IT서비스 업종이 가장 직접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니프티 IT 지수는 2026년 들어 약 26% 하락했고, 같은 기간 니프티50 지수 하락폭은 9% 안팎이었다. 인도 3150억달러 규모 IT서비스 산업의 중심축인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와 인포시스는 오픈AI가 새로운 기업 배치 전담 조직을 발표한 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오픈AI는 기업들이 지능형 시스템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축하도록 돕기 위해 '오픈AI 디플로이먼트 컴퍼니'(OpenAI Deployment Company)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확산은 인도 IT서비스 기업의 기존 수익 구조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생성형 AI 도구가 코딩, 테스트, 백오피스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이들 기업이 강점을 가져온 인력 기반 사업 모델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인도에서 약 1500만명이 IT서비스와 글로벌 역량센터에서 일하고 있어 경제의 한 축이 AI 에이전트 확산 경로에 놓여 있다고 짚었다.
인도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정책 당국은 반도체 인센티브와 데이터센터 확장, 국가 AI 미션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이런 투자와 정책이 인도 증시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자금 이탈을 되돌릴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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