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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루빈’ 출하 앞두고 변압기·케이블 업계 '낙수효과' 기대

디지털투데이|석대건 기자|2026.05.18

데이터센터 [사진: 셔터스톡]
데이터센터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Rubin)'의 오는 7월 출하를 앞두고 전력기기 밸류체인 전반으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루빈으로 구성된 랙은 현행 블랙웰 대비 약 1.5배, 직전 호퍼 대비로는 약 5배에 달하는 전력을 요구한다. 루빈이 일정대로 양산될 경우 변압기·케이블 등 송배전망 핵심 부품 수요가 한 단계 더 점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호퍼 시리즈로 구성된 랙 대비 블랙웰 랙은 약 3.3배 많은 전력을 요구하고, 올해 출시될 루빈 시리즈로 구성된 랙은 거기서 다시 약 1.5배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한다. 전력 대비 성능 개선이 이뤄졌지만 에이전틱(Agentic) AI 등 추론 스케일 단계로 진입하면서 컴퓨팅 파워 필요성이 더 높아진 결과다.

수요 측면에서도 강하다. 최근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자본적지출(Capex) 추정치는 약 6.2% 추가 상향 조정됐다. 구글의 경우 AI 유관 사업부문인 구글클라우드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전년 대비 6.3% 증가, 영업이익률 30.7% 수준으로 AI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로 이미 만들어졌다.

이 같은 전력 밀도 증가는 데이터센터 전체 소비량 폭증으로 연결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신규 전력 수요의 절반이 데이터센터를 위한 전력이며, 2028년에는 전체 전력의 12%에 달할 전망이다. 2024년 기준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량은 약 416테라와트시(TWh) 수준인데, 2030년에는 669~1264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 공개했다. [사진: 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 공개했다. [사진: 엔비디아]

◆변압기 리드타임 4년…주도주 포화에 낙수효과 확산

인력 중심의 비탄력적 공급 구조인 전력기기 산업 특성상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쉽게 공급량을 늘릴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핵심 전력기기 중 하나인 초고압 변압기의 평균 리드타임은 과거 1~2년 수준에서 최근 4년 수준으로 크게 확대됐다. 노후화된 전력망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전력 효율이 약 20% 개선되기 때문에 신규 발전원 증가와 노후 교체 수요라는 이중 호황이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주도 기업들의 수주잔고는 이미 포화 상태다. 국내 중전기 3사(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 ELECTRIC)의 합산 수주잔고는 AI향 수요가 발생하기 전인 2022년 대비 2025년 말 약 3배, 영업이익은 약 5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2년간 평균 거래대금은 직전 3년 평균 대비 약 237.8% 증가했고, 시가총액 또한 평균 약 6배 증가하며 주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도 기업의 공급 부족이 후발주자(Laggard)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교보증권은 분석했다. 글로벌 대형 전력기기 업체들의 리드타임 지연으로 공급망 다변화 수요가 가속화되면서 검증된 중소형 업체로 발주가 확산된다는 논리다. 한화비전(한미반도체 대비), 산일전기(HD현대일렉트릭 대비), 일진전기, ISC 등이 과거 밸류에이션 갭 축소 흐름을 보인 바 있다.

변수는 루빈 출시 지연설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4월 HBM4 검증, 네트워크 칩 변경, 전력 소비 관리, 액체 냉각 환경에서의 성능 최적화 등 기술적 과제로 출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투자은행 키뱅크 역시 엔비디아가 올해 루빈 생산 목표를 200만개에서 150만개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7월 출하 일정 자체는 유지되는 흐름으로, 양산 본격화에 따른 전력 수요 점프는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관건은 양산 일정이다. 루빈이 7월 일정대로 출하될 경우 전력 밀도 점프가 변압기·케이블·배전기기 등 송배전망 전반으로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연이 발생하더라도 블랙웰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전력 수요 증가 추세 자체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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