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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장에 커지는 마통 잔액…은행권 수익·규제 줄타기

디지털투데이|이지영 기자|2026.05.18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주식시장 활황에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가 다시 확산하며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불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증시로 자금이 몰리면서 마이너스통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 중심의 마이너스통장 확대를 통해 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지만,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당국 규제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달 말 39조에서 이번 달 41조를 넘어섰다. 영업일 기준으로 보면 하루 평균 30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잔액 규모는 2023년 1월 말 이후 약 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올해 들어 증시 흐름과 함께 등락을 반복해왔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상승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했다는 불안감이 커지며 뒤늦게라도 투자에 나서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는 사상 처음 36조원을 넘어섰고, 투자자 예탁금 역시 130조원 이상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부 AI 기업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도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리며 단기 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자금 흐름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일부 시기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잔액이 동시에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금융권에서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증시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3월에는 요구불예금에서 8조원 이상, 정기예금에서 약 2조8000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마이너스통장은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자금을 인출해 사용할 수 있고 실제 사용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가 부과되는 구조다. 대출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편해 단기 투자 자금 용도로 자주 활용된다. 다만 차주 입장에서는 일반 대출보다 부채 규모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사용과 상환이 반복되다 보니 실제 빚 규모를 인식하지 못한 채 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리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연 4% 후반~5%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5%에서 6%대로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투자 수요가 계속 유입되는 것은 증시 기대수익률이 대출 금리보다 높다고 판단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손실 위험 역시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은 최근 마이너스통장 확대를 마냥 부담으로만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용도가 높은 차주 중심의 마이너스통장 증가는 수익성 방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이용자의 평균 신용점수는 900점 후반대로 알려졌다. 연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량 차주 중심으로 대출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마이너스통장은 일반 신용대출 대비 일부 가산금리가 붙는 구조여서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수익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예대금리차 확대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다만 은행들도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사용하지 않은 한도만큼 자금이 묶이는 구조인 데다 당국의 총량 관리 기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시장 과열을 자극할 수 있는 직접 규제보다는 경고 메시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증시 활황 국면에서 과도한 규제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증시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마이너스통장 증가세가 금융당국의 추가 관리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마이너스통장 역시 가계대출 총량에 포함되는 만큼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축소하거나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증시 상승세와 함께 수요가 늘어나면서 마이너스통장 이용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도 총량 관리 부담이 있는 만큼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질 경우 내부 관리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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