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정권 과거 사례 보니... 노사합의와 강제조정 ‘반반’
||2026.05.17
||2026.05.17
김민석 국무총리가 삼성전자 파업과 관련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하면서 제도 도입 이후 4차례 발동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긴급조정권은 노사 합의 또는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로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삼성전자 파업과 관련해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 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따르면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 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 노동부 장관의 결정으로 발동될 수 있다. 발동 시 쟁의행위를 즉시 중지해야 하며 해당 사업체 노동자들은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 파업은 30일간 금지된다.
노사는 조정 절차에 들어가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 절차를 진행한다. 민간 기업은 노·사·공익 위원 각 1명으로 이뤄진 조정위원회가 조정을 맡는다. 조정이 성립될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조정 개시 후 15일 이내에 공익 위원 의견을 들어 중재 여부를 결정한다. 중재 재정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지녀 강제력을 가진다.
긴급조정권은 1963년 제도 도입 후 제한적으로만 사용됐다. 발동 가능한 시점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발동 요건에 명시된 ‘위험이 현존하는 때’라는 표현에 근거해 파업이 시작된 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위험이 예견되는 파업 전에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파업이 개시된 후 긴급조정권 발동이 가능하다고 본다.
첫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으로 수출 차질과 국민경제 피해를 이유로 발동됐다. 당시 노사는 중노위 중재 없이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했다. 1993년에는 현대그룹노조총연합 파업 과정에서 긴급조정권이 발동됐다. 역시 긴급조정권 발동 하루 만에 노사가 임단협에 합의하며 파업이 마무리됐다.
2005년 항공업계 파업 과정에서도 두 차례 긴급조정권이 발동됐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 파업 이후 약 3233억원의 피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고 조정에 나섰지만 결렬됐고 약 한 달여 만에 중재재정을 내렸다. 같은 해 대한항공 파업에도 긴급조정권이 발동돼 조정이 개시됐지만 결렬 후 다음 해 1월 10일 강제 중재됐다.
2016년에는 현대자동차 파업 국면에서 발동이 예고됐지만 노사의 극적 합의로 실제 시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삼성전자 노조 파업으로 긴급조정권 발동이 공표되면 2005년 후 21년 만의 사례가 된다.
발동 시 노동계의 반발이 확산할 거란 분석도 있다. 긴급조정권 발동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과 충돌할 가능성 때문이다. 발동되면 파업이 강제 종료되므로 단체행동권이 제한된다. 국제노동기구(ILO)도 긴급조정권 제도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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