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에볼라 확산…WHO, 민주콩고·우간다 비상사태 선포
||2026.05.17
||2026.05.17
세계보건기구(WHO)가 17일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우간다 일대를 강타한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희귀 변이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최고 수준 경보를 발령해 국제사회 공동 대응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7일 WHO는 긴급 성명을 내고 민주콩고 동부 이투리주를 중심으로 퍼지는 에볼라가 인접국에 심각한 공중보건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달 초 초기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며칠 만에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6일 기준 의심 환자가 336명에 달하고 87명이 이미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확진자 대다수는 인구가 밀집한 광산 도시에 몰렸다는 점에서 대규모 연쇄 감염 우려가 커진다.
WHO는 이번 사태 원인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변종인 ‘분디부교’ 변이 바이러스를 꼽았다. 분디부교 변이 출현은 2007년 우간다, 2012년 민주콩고 발병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과거 에볼라 대유행을 주도했던 다른 변종과 다르게 아직 공식적으로 승인받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현재 감염자 실제 규모와 지리적 확산 범위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높은 초기 검사 양성 판정 비율을 고려할 때 실제 감염 규모는 공식 집계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변이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내에서는 이미 국경을 넘어 퍼지고 있다. 발원지에서 멀리 떨어진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이웃 국가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도 민주콩고를 방문했던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 중 1명이 사망했다. 에볼라는 감염자 체액이나 오염 물질과 직접 접촉할 때 전파된다. 주된 증상은 고열과 구토, 출혈로 평균 치사율이 50%에 달한다. 장 카세야 아프리카 CDC 사무총장은 “감염 지역과 이웃 국가 간에 상당한 인구 이동이 있다”며 “국가 간 지역적 조율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은 에볼라 잠복기를 고려해 바이러스 노출 후 21일 동안은 국제 여행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WHO는 각국 정부에 재난 대응 체계 가동과 국경 간 교차 검사 강화를 주문했다. 다만 공포심에 국경을 무조건 닫거나 여행과 무역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무리한 통제는 오히려 감시망을 벗어난 불법 월경을 부추겨 방역을 망칠 수 있다는 논리다. WHO는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같은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요건을 충족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민주콩고를 휩쓴 에볼라 사태 당시 약 2300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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