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 변동성 커진 코스피...반도체 ‘숨고르기’ 속 방향성 탐색
||2026.05.17
||2026.05.17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커진 변동성을 소화하며 방향성을 찾을 전망이다. 그동안 반도체가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어왔지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도 커졌다. 시장의 관심은 반도체에서 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옮겨갈 수 있는지에 쏠리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급락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8.23포인트(6.12%) 내린 7493.18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5.14% 하락한 1129.82로 장을 마쳤다.
장중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주가가 단기간 너무 빠르게 오른 상황에서 금리 상승, 환율 급등, 외국인 매도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이번 조정의 가장 큰 배경은 반도체 쏠림이다. 코스피는 5월 들어 8거래일 만에 1380포인트, 20.1% 급등하며 8000선에 근접했다. 이 상승분의 85.3%를 반도체 업종이 기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가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특정 업종에 매수세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차익실현 부담도 함께 커졌다.
금리와 환율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5%를 웃돌았고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3.75%, 4.2% 수준까지 올랐다. 환율은 한 달여 만에 장중 1500원을 넘어섰다.
금리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 투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도했고 누적 순매도 규모는 32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급락이 상승 흐름 자체를 꺾었다기보다 과열을 식히는 과정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8배 수준을 회복했지만 과거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지수는 많이 올랐지만 기업 이익 전망도 함께 커졌기 때문에 주가가 무조건 비싸졌다고만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번 주 핵심은 반도체 이후 어떤 업종이 움직이느냐다. 1분기 실적 시즌이 끝나가면서 반도체 실적 전망 상향 속도는 다소 느려질 수 있다. 이 경우 최근 급등장에서 덜 오른 업종이나 실적 대비 주가가 덜 반영된 업종으로 매수세가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화학, 에너지,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은행, IT가전, 증권, 화장품·의류, 필수소비재 등을 순환매 후보로 보고 있다. 이들 업종은 최근 주가 상승이 상대적으로 약했거나 실적 개선 기대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지표도 중요하다. 18일에는 중국의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실물지표가 발표된다. 중국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화학, 에너지, 화장품, 필수소비재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소비와 생산이 살아나면 한국 기업의 수출과 실적 기대도 함께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에는 미국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활동지수와 마킷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미국 경기가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되면 수출주와 소재주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지표가 부진하거나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 성장주와 고평가 업종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지정학적 변수도 남아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완화적인 태도를 보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란 관련 불확실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03달러를 웃돌고 있다. 유가가 높게 유지되면 물가 부담이 커지고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춰 증시에 부담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조정이나 횡보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가 부담, 금리 상승, 원화 약세, 6월 예정 이벤트를 시장이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적 발표가 끝난 뒤 다음 실적 전망이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을 밀어올릴 재료가 일시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코스피 1만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6년 코스피 예상 순이익은 689조원, 2027년은 85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이후 평균 PER을 적용하면 코스피 상단이 1만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다만 이는 반도체 이익 전망이 계속 유지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결국 이번 주 증시는 반도체가 쉬어가는 동안 다른 업종이 얼마나 지수를 받쳐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중국과 미국 경제지표가 양호하고 유가·금리·환율이 안정된다면 소재, 소비재, 성장주로 순환매가 확산될 수 있다.
반대로 고유가와 고금리, 환율 불안이 이어지면 코스피는 8000선 돌파 이후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들어 코스피는 단 8거래일 만에 1380포인트, 20.1% 급등하며 8000선에 바짝 다가섰고 이 과정에서 반도체가 코스피 급등의 85.3%를 기여했다"며 "코스피와 반도체 업종의 상승 피로 누적, 과열 부담이 커진 만큼 월초 반도체 급등 이후 비반도체 동반 상승 또는 상대적 강세 흐름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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