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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먹은 줄 알았는데"…‘돌연사’ 부르는 이 질환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데일리안|hyogg33@dailian.co.kr (김효경 기자)|2026.05.16

폭염 장기화 속 온열질환자 급증…고령층·만성질환자 특히 취약

고온 환경에서 심장 부담 커지며 심근경색·부정맥 위험 높아져

“식은땀·가슴 답답함 반복된다면 즉시 몸 상태 확인해야”

시민들이 뜨거운 햇살을 가리고 있다. ⓒ뉴시스
시민들이 뜨거운 햇살을 가리고 있다. ⓒ뉴시스

기후변화로 폭염과 열대야가 해마다 심해지면서 여름철 건강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심혈관질환 환자와 고령층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부정맥, 심장돌연사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더위 먹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극심한 피로감 등이 반복될 경우 즉시 몸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 더위 아니다”…심장에 가해지는 부담

1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통해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460명으로, 2011년 감시체계 운영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이 가운데 29명은 온열질환으로 인한 추정 사망자로 파악됐다. 역대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해는 폭염일수 31일을 기록한 2018년으로, 당시 환자 수는 4526명이었다.

사람의 몸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열을 배출하지만, 외부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체온 조절 기능이 흔들리면서 심장 부담도 커진다. 고온 환경에서는 체내 열을 식히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고 땀 배출이 늘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혈압은 낮아지고 심장은 부족한 혈류를 보충하기 위해 더 빠르고 강하게 뛰게 된다.

이미 심혈관 기능이 약해진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관상동맥이 좁아진 협심증 환자나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경우 갑작스러운 심박수 증가와 혈압 변화가 심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에 한 시민이 땀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에 한 시민이 땀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열대야 역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심장이 충분히 쉬지 못하고, 수면 부족과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혈압 상승과 부정맥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새벽 시간 돌연사 위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박진선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폭염은 단순히 더운 날씨가 아니라 심장과 혈관에 과부하를 주는 위험 환경”이라며 “특히 고령층이나 심혈관질환자는 짧은 시간의 고온 노출만으로도 심근경색이나 심장돌연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 속 심장 이상은 단순 피로처럼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통증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극심한 피로감 ▲호흡곤란 및 어지럼증 ▲갑작스러운 심장 두근거림 ▲실신 또는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박 교수는 “심근경색은 전형적인 흉통 없이 소화불량이나 어깨 통증, 극심한 무기력감으로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고령층과 당뇨병 환자는 통증을 덜 느끼는 경우가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심장 지키는 여름철 건강수칙

전문가들은 폭염으로부터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생활 속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하루 1.5~2ℓ 정도를 여러 번 나눠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기온과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대인 만큼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불가피할 경우에는 양산이나 모자, 냉감 의류 등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 온도는 24~26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며, 전기료 부담 때문에 냉방을 지나치게 참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제2합동청사 확장 건설현장에서 건설근로자들이 얼음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제2합동청사 확장 건설현장에서 건설근로자들이 얼음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와 다른 피로감이나 어지럼증, 두근거림이 반복된다면 무리하지 말고 즉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에 대한 정기 검진과 꾸준한 약물 치료도 중요하다.

박 교수는 “폭염은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위험하지만 특히 심혈관질환자와 고령층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며 “무더위를 단순한 계절 현상으로 여기기보다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심장은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이상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별일 없겠지’라는 안일함보다 ‘혹시 모를 위험’을 먼저 대비하는 태도가 건강한 여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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