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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 집 전기를 채운다? 아이오닉 9·EV9, 이제 달리기만 하는 전기차가 아닙니다

유카포스트|유카포스트|2026.05.16

● 아이오닉 9·EV9 보유 제주도민 40명 참여, 일반 고객 대상 V2G 시범서비스 본격 시행

● 양방향 충전기로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망 연결, 충전받던 차에서 전기를 되돌려주는 차로 확장

● 재생에너지 비중 높은 제주에서 낮에 저장하고 밤에 공급하는 전기차 에너지 활용 실증

안녕하세요.

자동차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유니지(유카포스트)입니다.

전기차는 앞으로 충전해서 달리는 차에 머물까요, 아니면 필요할 때 전기를 다시 나눠주는 생활 속 에너지 장치가 될까요?

현대자동차그룹이 제주도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V2G 시범서비스를 본격 시행합니다. V2G는 전기차와 전력망을 연결해 전기를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기술입니다. 지금까지 전기차가 전기를 받아 달리는 이동수단에 가까웠다면, V2G가 적용된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를 다시 전력망으로 보내는 역할까지 맡게 됩니다.

이번 시범서비스에는 현대차 아이오닉 9 또는 기아 EV9을 보유한 제주도민 40명이 참여합니다. 참여 고객에게는 V2G 양방향 충전기가 무료로 설치되고, 시범서비스 기간 동안 전기차 충전 요금도 전액 지원됩니다. 단순히 신기술을 시험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소비자의 집과 직장에서 전기차가 어떻게 에너지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이번 실증은 전기차 구매 기준이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중심에서 생활 속 전기 활용성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제주에서 낮에 남는 전기를 전기차에 저장하고, 밤이나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다시 활용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전기차가 어떤 방식으로 생활 인프라 안에 들어올지 보여주는 중요한 실험이 될 전망입니다.

마침내 생활 공간 안으로 들어오는 전기차

이번 V2G 시범서비스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전기차의 이미지가 도로 위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이오닉 9과 EV9은 모두 대형 전기 SUV입니다. 두 차량은 각각 현대차와 기아의 전동화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 모델로, 도로 위 존재감과 실내 공간, 긴 주행거리를 앞세운 차종입니다. 하지만 이번 제주 V2G 실증에서는 차가 달리는 모습보다 충전기와 연결된 모습이 또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지금까지 전기차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인 램프, 공기저항을 고려한 차체, 넓은 실내를 중심으로 이야기됐습니다. 아이오닉 9은 부드럽고 미래적인 대형 SUV 이미지를 강조하고, EV9은 각진 차체와 단단한 SUV 감각을 앞세웁니다. 여기에 V2G가 더해지면 소비자가 바라보는 전기차의 장면도 달라집니다.

전기차가 단순히 주차장에 세워진 차가 아니라 집과 직장, 전력망과 연결된 장치가 되는 셈입니다. 디자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전기차가 생활 공간 안으로 들어오는 방식입니다. 앞으로는 충전구 위치, 양방향 충전기 사용 편의성, 집 앞 충전 환경까지 전기차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형 전기 SUV가 아닌 대형 전기 SUV가 먼저 선택된 이유

이번 시범서비스에 아이오닉 9과 EV9이 포함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두 차량 모두 대형 전기 SUV이고, 비교적 큰 배터리를 기반으로 긴 주행거리와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V2G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최고출력이나 가속 성능이 아닙니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력을 내보낼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이런 점에서 대용량 배터리를 갖춘 대형 전기 SUV는 V2G 실증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의 대형 전기 SUV로,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국내 기준 1회 충전 최대 주행 가능거리 532km를 확보한 모델입니다. 긴 휠베이스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구조를 바탕으로 넓은 실내를 구현했고, 3열까지 활용할 수 있는 패밀리 SUV 성격을 갖췄습니다.

기아 EV9 역시 대형 전기 SUV 시장에서 존재감이 뚜렷한 모델입니다. 롱레인지 모델은 99.8kWh 배터리를 기반으로 최대 501km 수준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열 구조와 넓은 실내, 각진 SUV 디자인을 바탕으로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 익숙한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론 소비자가 체감하는 성능은 숫자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V2G 시대에는 빠른 가속보다 충전과 방전의 안정성, 배터리 관리, 전력 사용 편의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를 오래 보유하는 소비자라면 배터리 수명에 대한 걱정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현대차그룹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실제 이용 패턴을 확인하려는 이유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V2G는 어떤 기술일까?

V2G는 전기차의 역할을 크게 바꾸는 기술입니다.

기존 전기차는 전력망에서 전기를 받아 배터리에 저장하고, 그 전기로 주행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V2G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망을 양방향으로 연결합니다. 전기가 남을 때는 충전하고, 전력이 필요한 시간대에는 저장된 전기를 다시 내보낼 수 있습니다.

제주도는 이런 기술을 실증하기 좋은 지역입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기 때문에 특정 시간대에는 전기가 남고, 반대로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전력 활용 효율이 중요해집니다. 낮에 초과 공급된 재생에너지를 전기차에 저장했다가 밤에 다시 전력망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전기차 한 대 한 대가 작은 에너지 저장장치가 되는 구조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서비스를 두고 전기차를 움직이는 ESS로 표현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ESS는 에너지저장장치를 뜻하는데, 전기차 배터리를 이동 가능한 저장장치처럼 활용한다는 개념입니다.

다만 아직은 실증 단계입니다. 모든 전기차가 곧바로 V2G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차량이 해당 기술을 지원해야 하고, 양방향 충전기 설치가 가능해야 하며, 전력망과 차량 사이의 통신과 안전 기준도 마련돼야 합니다. 여기에 전기를 다시 보냈을 때 소비자가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활용도 가능, 전기차가 작은 발전기처럼 쓰이는 시대

V2G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려면 전기차를 큰 보조배터리로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로 전기차의 외부 전원 공급 기능을 활용해 캠핑 장비나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사례는 이미 익숙해졌습니다. 캠핑장에서 전기포트나 조명, 소형 가전을 쓰는 장면은 이제 전기차 오너들에게 낯설지 않은 활용법입니다. 전기차가 단순히 이동을 위한 배터리를 품은 차가 아니라, 필요할 때 전기를 꺼내 쓸 수 있는 생활 도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입니다.

조금 더 재미있는 예시도 있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처럼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소형 전기차를 활용해 장시간 세워두는 스포츠카나 슈퍼카의 배터리 유지 충전 전원처럼 쓰는 장면입니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처럼 자주 운행하지 않는 고성능 차량은 12V 배터리 방전 관리가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전기차의 외부 전원 공급 기능을 활용하면 일종의 이동식 보조 전원처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꽤 흥미로운 그림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이는 이번 제주 V2G 시범서비스와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슈퍼카 배터리 유지 충전처럼 외부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은 전력망에 전기를 되돌려보내는 V2G보다는 V2L에 가까운 활용입니다. V2L은 Vehicle-to-Load의 약자로, 전기차 배터리 전력을 캠핑 장비, 전자기기, 소형 가전 등에 공급하는 기능입니다. 반면 V2G는 전력망과 연결해 전기를 주고받는 더 큰 개념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분명합니다. 전기차 배터리가 더 이상 주행에만 쓰이지 않는다는 점을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유머스럽게 말하면, 캐스퍼 일렉트릭이 람보르기니와 페라리의 배터리를 챙겨주는 장면도 가능한 시대가 된 셈입니다. 차급과 가격만 놓고 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지만, 전기를 저장하고 나눠주는 역할에서는 작은 전기차도 꽤 든든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V2L이 개인의 생활 편의에 가까운 기능이라면, V2G는 지역 전력망과 연결되는 공공 인프라 성격이 더 강합니다. 이번 제주 시범서비스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전기차 한 대의 편의 기능을 넘어, 수많은 전기차가 지역 에너지 시스템과 연결될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큰 전기차가 아닙니다, 고가 전기 SUV의 쓰임새를 넓히는 시도입니다

아이오닉 9과 EV9은 모두 가격 부담이 있는 대형 전기 SUV입니다. 아이오닉 9은 세제 혜택 적용 기준 7인승 익스클루시브가 6,715만 원부터 시작하고, 프레스티지는 7,315만 원, 캘리그래피는 7,792만 원으로 공개됐습니다. 6인승 모델은 익스클루시브 6,903만 원, 프레스티지 7,464만 원, 캘리그래피 7,941만 원 수준입니다.

기아 EV9은 2026년형 기준 2WD 라이트 스탠다드가 세제 혜택 후 6,197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배터리 용량과 구동 방식, 트림에 따라 가격은 더 높아지며, 롱레인지와 4WD, GT-Line으로 올라갈수록 체감 구매 부담은 커집니다.

이런 가격대를 고려하면 V2G는 단순한 신기술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대형 전기 SUV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넓은 공간과 긴 주행거리뿐 아니라, 비싼 배터리를 얼마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궁금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행하지 않는 시간에도 차량이 전력 저장과 공급에 활용된다면 고가 전기차의 쓰임새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제주 시범서비스에서는 참여 고객에게 양방향 충전기를 무료로 설치하고 충전 요금도 전액 지원합니다. 실증 사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조건입니다.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는 충전기 설치비, 전기 요금 정산, 전력 공급 보상, 배터리 사용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내가 사는 집에서도 쓸 수 있느냐”입니다. 단독주택이나 직장 내 충전 공간이 있는 소비자라면 접근성이 높을 수 있지만, 아파트 거주자가 많은 국내 환경에서는 충전기 설치와 전력 계약 구조가 더 복잡할 수 있습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내가 사는 환경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지입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이번 제주 V2G 시범서비스를 보면서 전기차를 사는 일이 단순히 차 한 대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의 생활 방식까지 함께 선택하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전기차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주행거리였습니다. 다음은 충전 속도였고, 그다음은 보조금과 가격이었습니다. 모두 현실적인 기준입니다. 하지만 V2G가 실제 생활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질문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차가 얼마나 멀리 가는지를 넘어, 내가 쓰는 전기를 얼마나 똑똑하게 관리해줄 수 있는지도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에 거주하는 소비자라면 양방향 충전기를 어디에 설치할 수 있을지부터 막막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수명에 대한 걱정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전기를 되돌려줬을 때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도 명확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번 실증은 전기차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아이오닉 9과 EV9이 단순한 대형 전기 SUV를 넘어 움직이는 에너지 저장장치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앞으로 전기차 구매 기준에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캐스퍼 일렉트릭 같은 작은 전기차가 슈퍼카의 배터리를 챙겨주는 장면이 꽤 인상적으로 느껴집니다. 차값으로 보면 비교가 되지 않는 조합이지만, 에너지 활용이라는 관점에서는 작은 전기차도 충분히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전기차를 고를 때 주행거리만큼 전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지, 소비자들의 생각도 궁금해지는 지점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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