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1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의제로 다뤄진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내용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중 관계에 정통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이 15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전날 한반도를 비롯해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위기 등을 비롯한 주요 국제 및 지역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 직전까지 외신과 소식통들이 예상한 것이 맞아 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회담 직후 이어진 발표나 보도에서는 북핵이나 한반도 비핵화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때문에 중동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현안과 함께 한반도 정세 안정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그저 포괄적으로만 다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회담에 앞서 왕이(王毅) 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이 지난달 방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만큼 그의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고 볼 수 있다.
베이징의 한반도 전문가인 런민(人民)대학의 팡창핑(方長平) 교수는 이와 관련, "이번 대좌는 미중 정상이 큰 틀에서 전반적인 글로벌 정세 안정에 대해 논의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의 구체적인 실무적 문제를 협의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저 논의가 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양 정상은 2017년 11월 정상회담 직후 한반도 비핵화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소통과 협력을 유지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10월 부산 김해공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는 북한과 한반도 관련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 워낙 미중 간의 현안들이 많은 탓이 아니었나 싶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간절히 원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1월에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으면서 탄핵의 강을 무사히 건너기 위해서는 뭔가 극적인 이벤트를 마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이 교환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로 볼 때 크게 무리한 것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