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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평가기준 후퇴…정부, 80점 접은 이유는

쿠키뉴스|김태구 기자|2026.05.15

사진=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사진=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업체를 가려내기 위한 정부의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기준’이 논란 끝에 수정됐다. 정부는 올해 초 80점 이상을 받아야 보조금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와 국회 반발이 이어지자 최근 기준을 60점으로 낮췄다. 다만 국내 공급망, 고용, 사후관리 등을 평가하는 큰 틀은 유지했다.

14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기준’을 확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한다. 전기차 보조금 사업비는 약 1조6000억원 수준이다.

형식상으로는 소비자 구매 지원 예산이다. 하지만 실제 집행 구조는 소비자가 차량 가격에서 보조금만큼 할인받아 구매하면, 정부가 해당 금액을 자동차 제작·수입사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막대한 국고가 어떤 업체에 흘러가느냐와 직결되기 때문에 전기차 보급사업 참여 업체에 대한 평가 기준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은 △기술개발 역량 △공급망 기여도 △환경정책 대응 △사후관리·지속성 △안전관리 등 5개 분야 13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총점 100점 만점 가운데 60점 이상이면 보급사업 참여 자격을 얻는다.

당초 정부는 지난 1월 업무처리지침에서 ‘100점 평가·80점 이상 통과’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전기버스 업계와 국회에서 ‘사실상 특정 대기업 중심 기준’ ‘중소 업체 대거 탈락 우려’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논란은 공급망·고용·국내 생산 평가에 집중됐다. 5월 확정 기준에서도 공급망 기여도 비중은 전체 100점 가운데 40점으로 가장 크다. 국내 생산라인 운영, 국내 부품 조달, 고용 인원, 부품업체 공동 연구개발 여부 등이 핵심 평가 항목이다.

업계는 이런 구조가 현대차 같은 대형 완성차 업체에 유리하다고 반발했다. 전기차 수입판매사 피라인모터스 측은 지난 4월 공개 자료를 통해 “전기버스의 현실을 외면하고 승용차 생산자에만 유리한 정책”이라며 “전기버스 생태계를 파괴해 공급 부족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고용 창출효과 항목도 중소기업의 성장 가능성 보다 대기업 중심”이라며 정부의 거시적이고 전향적인 접근 전환을 촉구했다.

정부는 이 같은 일부 우려를 반영해 기준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확정안은 80점 기준을 60점으로 낮췄고, 해외 기업에 대한 평가 방식도 조정했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기술개발 역량 평가에서 ‘해외 제작사가 국내에 직접 설립한 법인일 경우 해외 본사의 연구개발 투자 실적도 인정한다’고 명시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산업정책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BYD나 테슬라 같은 해외 업체 차별 논란은 피하려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연구개발·국내 생산만 사실상 인정하는 구조가 되면 해외 업체 차별 논란이나 통상 마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부 박판규 탈탄소녹색수송혁신과장은 “해외 업체를 배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도 떨어질 수가 있고 경쟁력을 갖춘 해외 업체도 국내에 보급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다”면서 “신규 유망 업체의 경우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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