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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조선협력 커지는데…중소조선소 ‘중국산 기자재’ 의존 심화

아시아투데이|한대의|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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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조선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산 핵심 기자재' 의존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중소 조선소들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중국산 범용 기자재 사용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자재 산업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 조선소들은 선가 경쟁과 납품 단가 압박 등으로 인해 중국산 기자재 사용 비중을 쉽게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는 전날 울산에서 산업통상부 주최로 열린 'K-조선 미래 비전 간담회'에서도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박일동 디섹 대표는 간담회에서 "국내 조선 기자재 산업 생태계가 거의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며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국내 기자재 업체들이 특별히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형 조선소와 중소 조선소 상황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조선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는 LNG선과 방산,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국산화율을 꾸준히 높여 왔고, 핵심 기자재 상당수도 국내 기술 기반 제품을 채택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당사는 조선 관련 주요 분야에서 자체 기술을 개발해 높은 수준의 국산화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형 조선소들은 품질과 공급망 안정성 등을 고려해 중국산 기자재 사용을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중소 조선소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한 벌크선·중소형 상선 시장에 집중돼 있어 상황이 다르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밸브·파이프·강판 등 범용 기자재를 중심으로 중국산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중소 조선사들은 대부분 대형 유조선보다 작은 선박을 건조하기 때문에 품질 기준만 충족하면 중국산 기자재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선박마다 차이는 있지만 원가 절감을 위해 규정상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중국산 기자재를 20~30% 수준, 높으면 40%까지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업의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미국 해군 유지·보수(MRO) 시장 확대와 한미 조선 협력 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산 기자재 의존 문제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군함과 전략 자산 공급망에서 중국산 부품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업계의 중국산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북미 시장 진출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 대표 역시 "미국과 캐나다는 중국산 기자재가 사실상 들어가지 못한다"며 "국내 기자재 업체들이 무너지면 장기적으로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기자재를 채택하는 조선소에 금융·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K-조선' 경쟁력의 핵심이 단순 생산능력이 아니라 기자재 국산화와 공급망 안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선박 건조 능력만으로 초격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핵심 기자재와 엔지니어링 기술을 포함한 산업 생태계 전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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