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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종이 문서·대면 보고로만...中 해킹 방지 위해 美 방중단 ‘디지털 봉쇄령’

조선비즈|유진우 기자|2026.05.14

미국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찾은 방중단 수백여 명에게 스마트폰 사용 및 인터넷 접속을 전면 통제하는 ‘디지털 봉쇄령’을 내렸다. 미국 당국은 중국을 세계 최고 수위 사이버 감시 위험국으로 규정하고,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현지 와이파이 접속과 일상 전자기기 사용까지 사실상 금지했다.

13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중단에 동행하는 미국 당국자와 보좌진, 경호 인력 등 수백 명은 일상에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미국에 두고 출국한다. 이들은 감시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한 통제 통신 시스템과 필수 기능만 남긴 ‘클린폰’을 대신 받았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보안 기능을 극대화한 임시 노트북을 별도로 지급받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5월 14일 베이징 천단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5월 14일 베이징 천단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반입하는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은 물론 호텔 와이파이까지 잠재적으로 감시·해킹된 상태라 가정하고 있다. 회담 기간 암호화 메시지 앱이나 동기화 기기로 즉시 오가던 메시지는 통제 채널이나 임시 계정, 대면 보고로 대체된다. 이메일을 통한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당국자 이메일 등 공식 연락처도 남기지 않는다. 회의 자료는 종이 문서를 사용한 후 파쇄한다. 민감한 대화는 전자 감시를 차단하도록 특수 설계한 임시 민감격실(SCIF)에서만 다뤄진다. 폭스뉴스는 “미국 백악관 군사실과 통신팀이 호텔 등 통제 가능한 장소에 직접 설치한다”고 했다.

현지 USB 포트 충전도 전면 금지된다. 공공장소 충전 단자를 통해 기기에 악성 코드를 심어 정보를 빼내는 ‘주스 재킹(juice jacking)’으로 불리는 해킹 수법을 막기 위한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방중단에 사전 승인한 보조 배터리와 정부가 인증한 충전 장비만 허용했다.

전직 백악관 최고정보책임자 테레사 페이튼은 13일 폭스뉴스에 “대면이든 디지털이든 당신이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감시될 수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방중단이 인증 기기를 변조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출국 전후 제품 상태를 비교하는 ‘골든 이미지(golden image)’ 기법도 활용한다고 했다.

미국은 2023년 미국 본토 상공을 중국 정찰풍선이 가로지른 이후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 캠페인을 주의하라고 지속적으로 경고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 연계 해킹 조직 볼트 타이푼과 솔트 타이푼이 미국 주요 인프라와 통신망을 공격해 분쟁 시 첩보·교란 발판을 마련하려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행단에는 애플과 보잉, 퀄컴, 블랙록 등 미국과 중국 경제·기술 관계 한복판에 있는 주요 기업 경영진도 동행한다. 산업 기술 정보가 통째로 노출될 위험이 커지면서 미국 정부도 보안 등급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비밀경호국 출신 빌 게이지는 “중국은 대중 감시 국가( mass surveillance state)”라며 “대통령 도착 훨씬 전부터 시작되는 당국자들 브리핑은 모두 감시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측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에서 개인 정보는 법으로 보호된다”며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데이터 개인정보와 보안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나 개인에게 법을 위반해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저장하도록 요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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