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 장관·한은 총재 회동… 재정·통화 정책 공조 맞손
||2026.05.14
||2026.05.14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4일 한국은행을 찾아 신현송 한은 총재와 공식 회동을 가졌다. 구(舊) 기획예산처 시절(1999~2008년)을 포함해 예산처 장관이 한국은행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장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이 겹친 상황에서 재정·통화 정책 당국 간 공조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면담에서 “국가 미래 전략을 설계하는 기획예산처와 거시경제 안정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재정과 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영하면서 성장 잠재력 확충과 구조적 위기 대응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대전환, 인구구조 변화, 기후위기, 양극화, 지방소멸 등을 우리 경제의 핵심 구조 과제로 언급하며 “정책 변수 간 유기적인 공조를 통해 복합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향후 양 기관이 경제 현안과 정책 방향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 총재도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 과제는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한국은행도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과 함께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연구와 정책 제언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경제 현안에 대한 인식을 수시로 공유하면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양측은 비공개 회동에서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경제 영향과 대응 방향도 논의했다. 수출 회복세로 성장 흐름은 개선되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과 취약 부문 부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물가 안정과 민생 지원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만남은 성장 잠재력 둔화와 재정 부담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재정·통화 당국 간 소통 채널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은은 구조적 문제가 중장기 통화정책 여건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사·연구 역량을 토대로 정책 협력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 앞서 박 장관은 신 총재에게 소나무 분재를 선물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두 사람 이름에 각각 소나무 송(松)과 뿌리 근(根)이 들어 있다”며 “뿌리와 줄기가 서로 닿을 수는 없지만 결국 하나의 나무를 이루듯, 양 기관도 변함없는 협력 관계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이에 신 총재는 “양 기관이 힘을 모아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제 안정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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