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의존증 탈피해야”…진짜 ‘홀로서기’ 돕는 선순환 생태계 [무대를 잇다③]
||2026.05.14
||2026.05.14
문체부, 청년 대상 41개 과제에 2380억원 예산 투입
'K-Art 청년 창작자 지원' 신설...실연자 위주 지원 사각지대 보완
"일회성 지원 제도 아닌, 시스템으로 자리잡도록 돕는 마중물 돼야"
청년 예술가를 향한 공적 지원 예산이 2380억원 규모로 팽창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양적 성장은 뚜렷하지만, 지원 사업의 종료가 곧 예술적 생명의 중단으로 직결되는 ‘지원금 의존형 생태계’의 고질적 병폐는 여전하다. 업계에선 지원 정책이 단순한 재정 투입을 넘어 청년 예술인이 시장 내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자생적 구조’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부딪혔다고 말한다.

현재 한국 연극계는 지원 사업 종료 후 다시 공모를 준비하는 구조적 굴레에 갇혀 있다. 지원 사업 수행 이력이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보다는 다음 지원 사업 선정을 위한 ‘스펙’으로만 기능하면서, 예술가들이 관객과 시장이 아닌 행정 기관의 심사 기준에 매몰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정책 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구조적 대안 마련에 나섰다. 문체부는 올해 청년 대상 41개 과제에 약 23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원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신설된 ‘K-Art 청년 창작자 지원’ 사업은 그간 실연자 위주였던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완한다. 기초예술 분야 청년 원천 창작자 3000명에게 연 9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지급하며, 단년도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음 연도에도 지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규모 역시 수도권 1500명, 비수도권 1500명으로 배분하면서 지역 간 기회 격차 해소에도 나섰다.
이 밖에도 문체부는 예술활동 적립계좌 대상자를 기존 가입자와 신규 가입자를 합산해 총 6000명으로 두 배 확대하고, 글로벌 시대에 맞춰 ‘청년 K-컬처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을 통해 청년 약 700명이 해외에서 K-컬처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운영하거나 해외 문화 유관기관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1회 추경을 통해서도 문화예술기관 연수단원, 문학관 청년인턴, 콘텐츠 기업 인턴십 등 총 725명 규모의 현장 고용을 추가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K-컬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뿌리가 되는 기초예술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며 “중앙과 지방이 연계·협력하는 후속 지원을 확대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초연 중심 지원을 넘어선 ‘재공연 지원’의 다각화도 필수적이다. 이미 서울문화재단의 ‘재연을 부탁해’나 국립정동극장의 ‘창작ing’는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하며 우수작의 소멸을 막고 있다. 민간 영역의 KT&G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 역시 재연 작품의 유통망 확보를 돕는 유연한 모델을 제시한다. 이러한 지원은 예술가가 관객층을 확보하고 수익 모델을 검증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일회성 성과를 시장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단기 프로젝트 중심의 생태계를 자립 구조로 바꾸기 위해서는 예술가가 특정 기간 안정적으로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 대표적으로 예술가가 특정 단체와 장기 계약을 맺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전속작가제’(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가에게 자생력을 키울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해주는 ‘예술인 기회소득’(경기도) 등의 지원을 적극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해 볼 법하다.
한 문화예술 재단 관계자는 “청년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제도들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며, 최근엔 원로 연극인들이 ‘연극내일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세대 간의 현장 노하우까지 전수하는 흐름”이라며 “자생력은 정책적 안정성과 예술가 개인의 역량 강화가 결합할 때 완성된다. 일회성에 그치던 지원 제도들 역시 창작이라는 엔진을 돌리기 위한 ‘마중물’로서, 그 엔진이 스스로 돌아가도록 돕는 시스템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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