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몰입도 업그레이드…로봇이 직접 의자 흔드는 ‘휴머노이드 터크’ 실험 성공
||2026.05.13
||2026.05.13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콜로라도대 볼더 연구팀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해 VR 운전 체험의 몰입감을 높이는 새로운 시스템 '휴머노이드 터크'(Humanoid Turk)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대형 모션 플랫폼 없이도 차량의 가속과 코너링에 따른 움직임을 몸으로 전달할 수 있는 촉각 피드백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VR 환경에서 전신 움직임을 구현하려면 대규모 장비가 필요했거나, 컨트롤러 및 웨어러블 장치를 통해 손이나 신체 일부만 자극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단순한 대화형 기기나 작업 보조 장치가 아닌 VR용 ‘촉각 매체’로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휴머노이드터크에는 유니트리의 'G1' 로봇이 사용됐다. VR 헤드셋을 착용한 사용자의 뒤에 위치한 로봇은 의자를 양손으로 잡고 움직이며, 차량의 회전이나 가속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좌우 흔들림과 앞뒤 기울기, 충격, 진동으로 변환해 의자에 전달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실제 운전에서 느낄 수 있는 G포스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의자 위치 인식에는 구형 마커와 인텔 '리얼센스 D435i' 심도 카메라가 활용됐다. 로봇은 의자에 부착된 마커를 추적해 3차원 위치를 정확히 추정하며, 대규모 개조 없이 다양한 형태의 의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VR 환경으로 메타 퀘스트 3, 듀얼센스 컨트롤러, 레이싱 시뮬레이터 게임 '아세토 코르사'를 활용했다. 참가자 16명을 대상으로 네 가지 조건에서 체험을 비교 평가했다. 조건은 ▲영상·음향만 제공하는 '노 피드백', ▲컨트롤러 진동만 제공하는 '컨트롤러', ▲컨트롤러 진동에 로봇의 의자 움직임을 더한 '컨트롤러+휴머노이드', ▲컨트롤러 진동에 사람이 뒤에서 의자를 움직인 '컨트롤러+휴먼'이었다.
평가 결과, 의자 움직임이 포함된 '컨트롤러+휴머노이드'와 '컨트롤러+휴먼' 조건에서 몰입감, 현실감, 즐거움, 게임 적합성 등 모든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로봇이 의자를 움직이는 타이밍과 움직임의 자연스러움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으나, 일부는 흔들림 강도와 연속 진동으로 인해 피로감을 호소했다.
연구팀은 이번 시도가 VR에서 휴머노이드가 신체로 사건을 전달하는 초기적 시도라고 평가했다. 향후 적용 가능성으로는 무거운 물체를 들 때의 저항감, 줄다리기 같은 힘 전달, 조이스틱 강성 구현, 문이나 잎사귀 촉각, 공포 체험에서의 놀람 연출 등이 제시됐다.
다만 현재 검증은 1분 길이의 짧은 VR 주행 환경에 한정돼 있어 장시간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피로, 로봇 소음, 과열, 토크 저하, 예기치 않은 고장 등 안전성 문제는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휴머노이드 터크는 기존 VR 체험과 달리 전신 촉각 경험을 제공하며, 몰입감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향후 상용화를 위해서는 몰입감뿐 아니라 편의성과 안전성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한 보조 장치를 넘어 VR 경험을 확장하는 핵심 매체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미래 VR 산업에서 새로운 촉각 경험 설계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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