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기차 목표 완화 땐 배터리 공장 34곳 증발…공급망 붕괴 위기
||2026.05.13
||2026.05.13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유럽연합(EU)이 자동차 탄소배출 목표를 완화하면 2030년 유럽 내 전기차 생산이 현재 전망치의 절반 수준으로 줄고, 노스볼트급 배터리 공장 34곳 규모의 산업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운송환경단체 T&E는 EU가 자동차 CO2 규제를 약화할 경우 배터리 생산능력과 고용, 에너지 수입 구조 전반에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분석은 현행 EU 규제, EU 집행위원회의 완화 제안, 자동차 업계 요구안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핵심은 2030년과 2035년 목표를 얼마나 느슨하게 적용하느냐다. 자동차 업계 요구처럼 2030년 목표를 5년 평균으로 계산하면, 2030년 유럽의 배터리 전기차 생산량은 370만대로 줄어들 수 있다. T&E는 이를 현재 전망 대비 절반 수준으로 봤다. 2035년 배출 목표가 약화될 경우에는 배터리 전기차 생산 전망치가 46%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배터리 산업에도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U가 배터리 산업 육성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목표를 낮추면 역내 배터리 수요 기반 자체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T&E는 2030년 잠재적 배터리 생산능력이 3분의 2 이상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노스볼트급 공장 34곳을 잃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일자리도 최대 4만7000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배터리 공급망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분야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 강력한 CO2 규제가 유지되면 2030년까지 유럽 내 양극재 생산이 수요의 3분의 2 이상을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 요구안이 반영될 경우 실제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는 5개에 그치고, 2030년 예상 수요의 10%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줄리아 폴리스카노바 T&E 차량·이모빌리티 공급망 수석 디렉터는 "전기차가 세계 자동차 산업의 성장 엔진이 됐다"며 "EU가 전기차 생산을 역내에 정착시키면 청정기술 산업 기반 선두에 설 수 있지만, CO2 목표를 약화하면 중국이 앞서고 유럽은 배터리·전기차 산업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기차 확산 속도가 늦어지면 에너지 수입 부담도 커진다. 약한 목표로 전기차 보급이 줄면 2026~2035년 EU의 추가 석유 수입 비용이 500억유로 증가할 수 있다고 T&E는 밝혔다. 반대로 역내 전기차 시장이 충분히 커지면 배터리 수입 의존도는 생산 확대와 재활용 증가에 힘입어 7%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
현재 EU 입법기관은 자동차 CO2 목표 완화 여부를 논의 중이다. T&E는 유럽의회 의원들과 회원국 정부에 2030년 목표 약화를 받아들이지 말 것을 촉구하며, 2035년 무배출차 목표와 강한 역내 생산 요건이 유럽 배터리 산업 구축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쟁은 단순 환경 규제 조정이 아닌, 완성차 생산과 배터리 투자 방향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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