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은행위, 운명의 마크업 앞두고 ‘클래리티 법안’ 수정안 공개
||2026.05.12
||2026.05.12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스테이블코인 보상 규정과 디파이(DeFi) 개발자 보호 조항을 반영한 암호화폐 시장구조법 클래리티(CLARITY) 법안 수정안을 공개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 이해충돌 문제를 다루는 윤리 조항은 빠지면서, 법안 처리 과정의 최대 정치 변수로 떠올랐다.
12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엘리너 테렛 크립토아메리카 진행자는 상원 은행위원회가 이날 밤 309쪽 분량의 수정안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법안은 위원회 내부의 진지하고 성실한 작업 결과"라며 "미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명확성, 안전장치, 책임성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보호와 불법 금융 차단, 외국 적대세력 및 범죄 조직 단속, 미국 금융산업 경쟁력 유지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심사와 표결은 미국 연방 차원에서 암호화폐 산업 전반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려는 첫 본격 입법 절차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당초 은행위원회는 올해 1월 심사를 추진했지만, 코인베이스가 스테이블코인 보상 규정 등을 문제 삼아 지지를 철회하면서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수정안의 핵심 중 하나는 스테이블코인 보상 제한 조항이다. 안젤라 알스브룩스 상원의원과 톰 틸리스 상원의원이 합의한 문구가 반영되면서, 특정 사업자가 스테이블코인 보유 대가로 사실상 예금 이자와 유사한 수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을 대체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장치다.
암호화폐 업계와 코인베이스는 수정안을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지만, 대형 은행권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행협회(ABA)의 롭 니컬스 최고경영자(CEO)는 현행 문안이 "은행 예금을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으로 불필요하게 이동시키고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파이 관련 규정도 주요 관심사다. 수정안에는 '블록체인 규제 명확성 법안' 내용이 포함돼, 이용자 자금을 직접 통제하지 않는 비수탁형 개발자를 자금이체업자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명시됐다. 이는 디파이 업계가 요구해온 핵심 보호 장치다.
다만 수사기관과 일부 의원들은 이 조항이 금융범죄 단속에 공백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에 따라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과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 등이 절충안을 논의했고, 수정안에는 자금세탁 및 범죄수사 우려를 일부 반영한 문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디파이교육기금(DEF)은 이번 수정안에 대해 “최근 협상 흐름에 고무돼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특히 개발자와 인프라 제공자 보호 장치가 유지된 점을 중요하게 봤다.
그러나 가장 큰 정치적 쟁점은 여전히 윤리 조항이다. 민주당은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의 디지털 자산 이해충돌을 제한하는 조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수정안에도 관련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논란의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이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관련 밈코인과 멜라니아 트럼프 밈코인, 가족이 관여한 디파이·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 등을 통해 트럼프 일가가 최소 14억달러 규모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했다.
민주당 핵심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은 앞서 "윤리 조항 없이는 법안 지지가 어렵다"고 밝혔고, 안젤라 알스브룩스 의원 측 역시 "초당적 합의를 위해서는 이해충돌 문제에 대한 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수정안 공개 직후 "이 법안은 트럼프의 암호화폐 부패를 더 키울 수 있다"며 "금융 시스템과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과 가족이 암호화폐 사업으로 거액을 벌어들이고 있는데도 이를 막는 장치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법안은 앞으로 상원 은행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하며, 이후 상원 농업위원회를 통과한 유사 법안과 조율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최종 상원 본회의 통과에는 60표가 필요해 민주당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심사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디파이 보호 범위 못지않게, 트럼프 일가의 이해충돌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가 법안 통과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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