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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유가發 충격 우려, 현 상황 금리인하 부담”

IT조선|한재희 기자|2026.05.11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금은 금리 인하를 논하기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이 11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이 11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신 위원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통화정책 여건을 보면 주택가격 이슈가 등장하면서 금리 인하가 어려워졌고, 이후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주택가격 문제가 다소 수면 아래로 내려갔을 때 한 차례 추가 인하를 생각했지만, 전쟁이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퇴임을 하루 앞둔 신 위원은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재 금통위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 통화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물가의 상방 압력이 크고 미래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유상대) 부총재의 발언과 별개로 현재 상황은 물가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국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금통위원 점도표 역시 이런 판단이 반영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은 향후 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국제 유가를 꼽았다. 그는 “반도체 호황이 물가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면서도 “반도체 산업은 매우 자본집약적이고 고용 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미치는 낙수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더 큰 문제는 유가”라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경제가 고통을 받더라도 2차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한국은행에 주어진 책무”라고 했다.

이어 “당초에는 올해 말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봤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90달러 수준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며 “유가는 연말 수준 자체도 중요하지만, 높은 가격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 자체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장기간 고공행진하면 생산자들이 비용을 흡수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2차 물가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되면 물가와의 싸움은 생각보다 훨씬 격해질 수 있다”고 했다.

신 위원은 “(통화정책은) 항상 인플레이션이 우선이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 전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은 2%인데, 물가가 목표 수준에서 위쪽으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상충하더라도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금통위원 재임 기간 가졌던 핵심 문제의식으로 ▲양극화 상황에서의 통화정책 ▲금융·외환시장의 쏠림 현상 ▲높은 가계 저축률 등을 꼽았다.

그는 “통상 성장률과 물가 같은 헤드라인 숫자를 보지만 지금 한국 경제는 일부 섹터가 전체 성장률을 좌우하고, 나머지 상당 부분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헤드라인 숫자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첫 번째 책무가 물가 안정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경제 상당 부분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성장과 물가의 교과서적 상충 관계가 현재 한국 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의 가계 순저축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고, 그 결과 민간소비가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집을 사느라 허덕이고 노후에는 집이라는 큰 자산을 남긴 채 떠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축을 더 효율적으로 해 ‘가난하게 살다가 부자로 죽는’ 시스템이 아니라 잘 살고 잘 떠날 수 있는 제도적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2년 취임한 신 위원은 4년 임기를 마치고 12일 한국은행을 떠난다. 그는 재임 기간 총 30차례 금리 결정에 참여했다.

금통위원 합류 직후 기준금리를 나 차례 연속 인상하는 결정에 참여했는데 특히 당시 50bp 인상 국면에서는 25bp 인상이 적절하다는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이후 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여러 차례 인하 소수의견을 내며 임기 중 총 7차례의 소수의견을 기록했다.

신 위원은 “그간의 선택에 대해 크게 후회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아쉬운 점을 꼽자면 지난해 8월쯤 금리를 내릴 수 있었을 때 조금 더 강하게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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