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유가 장기화 땐 올해 물가 1.6%p 상승”
||2026.05.11
||2026.05.11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전반에 상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단순한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원유 운송 불확실성이 유가 급등의 핵심 원인일 경우 물가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발표한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현안분석에서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기준 1.0~1.6%포인트(p)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경기 회복이나 산유국 감산 등 기존 수급 요인보다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운송 차질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송이 차단되면서 두바이유는 한때 배럴당 170달러까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 원인에 따라 물가 파급력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분석 결과 두바이유 가격이 10%포인트 상승할 경우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2.69%포인트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유가 상승 요인에 따른 상승폭(2.00%포인트)보다 약 30%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컸다.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20%포인트 높여 일반적 유가 상승 요인(0.11%포인트)보다 약 2배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근원물가 역시 0.10%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석유류를 넘어 공업제품과 서비스 등 비석유류 품목까지 비용 상승 압력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향후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국제유가가 올해 2분기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한 뒤 점진적으로 하락한다고 가정했다. 반면 고유가 장기화 시나리오에서는 연말까지 배럴당 105달러 수준이 유지된다고 봤다.
분석 결과 고유가 장기화 시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2026년 1.6%p, 2027년 1.8%p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KDI는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은 2027년까지도 근원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치는 등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는 물가 충격 완화에 일정 부분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했다.
KDI는 “3월 기준 최고가격제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0.8%포인트 낮췄고, 4월 유류세 인하폭 확대는 0.2%포인트 하락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손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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