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 나서 달라”...삼전 직원들, 사후조정 ‘실리 타결’ 호소
||2026.05.11
||2026.05.11
삼성전자 노사 간 사후조정 절차를 하루 앞두고 적정 수준에서의 실리적인 타결을 요구하는 임직원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직원들은 강경 투쟁에 따른 파업 현실화와 그로 인한 막대한 손실 우려를 표하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를 중심으로 노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사후조정에서 교섭 결렬만은 막아달라는 직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노조의 강경 일변도 운영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파업이 강행될 경우 발생할 천문학적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다.
한 게시자는 파업 리스크가 수십조원에 달할 수 있다며 “수십조가 얼마인지 당최 감이 안 온다. 파업까지 가면 리스크가 너무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성과급 지급이 무산되지 않도록 노조 지도부가 합리적으로 협상에 임해줄 것을 주문했다.
최승호 위원장을 향해 “너무 고집부리지 말고 어지간히 챙겨 받는 선에서 합의하고 나오라”는 직접적인 조언도 존재한다. 해당 게시자는 지도부가 외부 비판으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졌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함께 조정 테이블에 오르는 전삼노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게시자는 조정 결렬 시 최 위원장의 돌발행동을 우려하면서, 마찬가지로 전삼노가 교섭대표로서 서로 윈윈(Win-Win)하는 마무리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강경 투쟁의 핵심 동력이었던 반도체(DS)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도 실리적 타결로 돌아서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초기업노조든 전삼노든 합의하고 나와라”며 노조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직원은 코스피 불장 상황에서 파업 리스크로 인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DC) 수익을 놓쳤다며 자산 가치 하락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게시자는 “승호 동생 형은 믿는다. 전삼노 너네도 승호 동생 열심히 서포트해라”며 “승호 요새 컨디션 안 좋아서 걱정인데 교섭 박차고 나오면 전삼노 너네라도 합의하고 와라”며 유사시 전삼노가 협상 전면에 나서서라도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는 뜻을 비쳤다.
이 같은 여론은 그간 누적된 초기업노조 지도부의 독단적인 운영 방식에 대한 피로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사후조정 안건 선정 과정에서 전삼노가 제안한 ‘공통재원’ 안건을 일방적으로 배제한 사실이 알려지며 노조 간 내부 갈등이 깊어졌다.
블라인드에서는 또 “초기업의 욕심에 질렸다”거나 “전삼노가 교섭해주면 모두가 해피엔딩”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동행노조가 연대에서 이탈한 가운데, 초기업노조 게시판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의 탈퇴 신청이 접수되는 등 조직력 약화 조짐도 뚜렷하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사후조정에서 노조 지도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사태의 향방이 결정되고, 파업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직원들조차 적정선 합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강경 노선만 고집하는 것은 노조의 사회적 명분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파업 현실화에 따른 경제적 타격은 구체적인 수치로 경고되고 있다. JP모건은 18일간 파업 시 59억달러(약 8조6000억원)의 매출 감소를 추산했으며, 씨티 리서치는 파업 리스크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일반 여론 역시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리얼미터 등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74%가 이번 파업과 성과급 요구에 대해 부적절하거나 과도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직원들조차 '이제 그만 하라'고 외치는 상황에서 노조 지도부가 또다시 명분론에 매몰돼 사후조정마저 결렬시킨다면, 이는 조합원 뜻을 외면한 무책임한 행보로 평가될 것”이라며 “노조 지도부는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 책임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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