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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개정안에 가상자산 업계 술렁… “시장 다 죽는다”

IT조선|정서영 기자|2026.05.10

금융당국이 오는 8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 시행을 통해 자금세탁방지 등 규제 강화에 나선 가운데 가상자산 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과도한 보고 의무와 처벌 가능성을 우려, 법안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20일 개정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특금법 시행령 개정을 예고한 후 이달 11일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특금법은 금융거래를 이용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과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고객확인(KYC), 의심거래 보고(STR) 등 신고 의무를 부과해 놓고 있다. 디지털자산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한다는 게 그 취지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로 시장 위축이 우려된다고 업계에선 주장한다. 개정안에는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또는 개인 지갑으로의 1000만원 이상 가상자산 거래시 의심거래로 간주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 의견서에 따르면 해당 규정이 시행될 경우, 가상자산사업자의 STR 건수는 전년 대비 약 8000% 증가한 50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강화된 고객확인 의무에 따라 기존 단순 고객 신원 확인을 넘어 정부 발행 문서 등을 통한 ‘정확성 검증’ 의무도 신설됐다. 업계는 “현행 특금법이 신원 확인만 규정할 뿐 정보 진위까지 검증할 의무는 명시하지 않았는데, 하위 법령인 시행령에서 별도 검증 의무를 추가해 상위법 위임 범위를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닥사는 전체 가상자산사업자 27개사의 우려를 담은 업권 의견서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제출, 재검토를 요구한 상태다. 일부 개정안이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닥사는 보고서에 “가상자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1000만원을 기준으로 일괄 의심거래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며 “미국 역시 외국 가상자산거래소 및 개인지갑 거래에 대한 STR 등 추가 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는 동시에 2000달러(약 290만원) 이상 거래를 할 때 보고 의무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무 위반 시 영업정지 등 중징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두나무·빗썸·코인원 등 거래소와 FIU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 역시 특금법 위반에 따른 제재에서 비롯됐다. 재판부는 지난달 FIU와 두나무 소송 1심에서 ‘당국의 구체적 지침 부족’을 이유로 두나무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법인 시장 확대를 앞둔 상황에서 해당 규제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거래 위축을 넘어 시장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서 FIU는 이달 초 닥사에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 2단계 시행에 대비한 거래소의 준비사항 자료를 요청하는 등 법인 시장 개방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같은 흐름에서 규제만 강화될 경우 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의 고액현금거래보고(CTR)는 1000만원 이상 현금 거래에 적용되는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1000만원 이상 거래마다 STR을 적용하려는 방향이라 부담이 크다”며 “향후 법인 시장 개방까지 고려하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규모로, 이를 건건이 분석·보고하는 것은 중소 거래소로서는 시스템 구축과 인력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CTR은 일정 금액 이상의 현금 거래를 단순 보고하는 거라면, STR은 보고를 위한 분석이 수반되고 누설금지 및 위반시 형사책임도 부여돼 형평성 차원에서도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박성연 모아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기준을 시행령에서 정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1000만원이라는 기준이 실제 시장 환경과 거래 실무에 적정한지는 가상자산 업계와 고려해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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